어릴 적 선택의 존중이 마냥 좋을까-2-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부모의 개입과 아이들 선택의 기준이란.

by ziniO

어릴 적 선택의 존중이 마냥 좋을까 -2-


그렇다.
부모들은 그들의 아이를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부모의 올바른 존중으로 아이가 그들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는 아이에게 현재와 나중에 하는 모든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존재이며
첫 번째 역할 모델이다.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는 아이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어릴 적 선택의 존중은 어디까지가 중요할까. 그리고 어리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줌으로써
아이들은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의 힘과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성장을 위한 첫 단계이다.



어릴 때를 회상하면 다들 이불 킥을 하고 싶어지는 기억과 사건들하나 즈음은 있을 것이다. 그때는 완벽한 어른이었다고 생각했고 나의 생각도 확고했지만 지나고 나면 너무나도 유치했었고 감정적으로만 선택을 했던 부분에 부끄러웠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난 적어도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어느 정도 부모의 개입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 부분이 아이의 미래 발전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고 적어도 아이를 위해 교육적인 부분이라면 말이다.

아이의 감정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은 하되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시켜주며 주어진 일에 우선 최선을 다해 보는 노력을 가르쳐야 하는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당연히 모든 영국인이 그렇지 않겠지만 대체적으로 아시아 부모님들 보다는 서양 부모님들이 확실히 어릴 때부터 아이들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해 준다. 자신의 의견을 어릴 때부터 인정받고 거기에 따른 책임까지 가지게 하는 교육의 장점은 단점보다 당연히 많다. 무엇보다 아이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되고 또한 자기 의견을 항상 떳떳하게 확실히 말하게 되며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말할 줄 아는 똑 부러지는 느낌을 주는 아이로 성장한다.


그런데 내가 느끼기엔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이건 뭔가 아닌 것 같은데 너무나도 쓸데없는 자신감이 넘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성인이 되어서 어떤 일을 처리할 때도 딱히 처리할 능력이 없는데도 본인 스스로는 아주 자신만만해하고 엄청 당당해한다.




아이의 학교에는 몇 명 게이 친구들이 있다. 요즘은 더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물론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아이도 있겠지만 또 어릴 때 많은 친구들이 자신이 남들과 다른 부분을 cool하다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본인이 그렇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이때 부모님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이끌어 주거나 격려를 했더라면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너무 존중을 한 나머지 초등학생인데도 본인은 게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행동하고 다니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물론 선천적인 경우도 당연히 있겠지만 문제는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릴 때는 자신이 게이었는 줄 알았다가 성인이 되고 난 후 여러 이성들을 만나면서 아니었다고 깨닫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교육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부모가 격려를 하면 될 것을 아이가 중학교를 마치고 학교를 관둔다고 해도(영국은 GCSE 중등 과정까지 의무교육이다) 그대로 존중을 해 주는 것 같다. 아이의 친구 중에서도 너무 공부도 잘하고 매사에 똑똑한 친구가 있었는데 본인은 중학교만 졸업하면 테이크 아웃이나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어서 고등학교 진학은 딱히 필요성이 못 느낀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정말 그 친구는 중학교까지 과정을 마친 후 고등학교는 진학을 하지 않았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학은 정말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만 가면 되는 곳이 맞다.

특히 영국은 대학교 진학률이 한국보다 꽤 낮은 편인데 그 이유는 대학을 꼭 나와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없을뿐더러 본인이 잘하는 한 가지 기술로만으로도 대학 나온 것 못지않게 때로는 더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꿈이나 목표가 있어서가 아닌 단지 일을 하고 싶다는 이유라면 부모가 조금만 다른 제안과 선택을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

왜냐하면 미래에 분명히 후회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딸아이는 오빠만큼은 피아노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본인은 실력이 없다고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둘째로써 첫째와 비교되는 부담감 같았다.

첫째 아들은 피아노를 잘 쳐서 학교 대표로 런던에 있는 장학재단에서 장학생으로 뽑혀 무대에도 자주 오르고 피아노를 치면서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다. 공부도 음악도 잘했던 탓에 학교에서는 오빠의 존재를 모르는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없었다. 내가 보기엔 둘째도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나 끼? 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는 달랐다. 공부와 음악, 모든 면에서 오빠라는 존재와 비교가 되고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동생이니 당연히 잘할 거라는 부담이 차라리 본인에게는 자신감을 떨어뜨리게 되고 피아노라는 것 자체가 싫어지게 되는 이유가 되어 버린 것 같다.


피아노 장학재단은 당연히 동생인 둘째 딸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기회를 주었고 결과적으로 선발이 되었다. 본인은 당연히 떨어져야 하고 더 실력 있는 다른 친구들한테 기회가 가길 바랬는데 자신이 오빠의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붙었다고 생각하면서 너무나 부담스러워했다. 그 부담은 점점 심했고 심지어 학교 시험기간에도 피아노 생각을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자신은 정말 피아노에 재능이 없다고 그냥 오빠 동생이라 붙었다고 피아오 자체가 너무 싫어졌다고...


정말 어려웠다.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때 이런 기회가 대학 갈 때 아주 좋은 경력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되고 싶어 하는데 안타까웠다. 사실 엄마로서 너무 놓치기 싫고 욕심이 나면서 어떻게든 몰아붙이고 싶었지만 한편 아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피아노는 정말 본인의 의지와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장학재단에 포기하겠다는 메시지를 정중하게 보내기로 했다.


메시지를 하기 전 온 가족이 함께 모였다.

그리고 오빠가 한 마디를 한다.

"00야, 오빠도 네 나이 때 피아노를 잘 치지 못했어. 나도 사실 절대 음감도 아니고 다른 아이들보다 특별난 점도 없어. 처음엔 한 곡을 다 치는데 사실 6개월이 걸렸어. 그런데 매일 치니까 다음 곡은 3개월이 걸리고 다음 곡은 한 달이 걸리더라. 지금은 피아노 자체가 오빠의 취미가 되어 버렸고 오빠는 컴퓨터 공학과를 선택했지만 피아노는 오빠가 힘들고 지칠 때 힐링이 되어주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어.


포기는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일주일 후에도 한 달 후에도 일 년 후에도 할 수 있어. 대신 지금 포기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는 없어. 그런데 정말 네가 연습을 매일 최선을 다 해 본 적은 있니? 지금 시작도 하지 않고 그만둔다면 2년이나 3년 후에 분명히 후회할 수도 있어. 나도 네 나이 때 맞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완벽하지 않더라. 하지만 네가 최선을 다 해 보고 그다음에 포기한다면 후회는 없을 거야. 이렇게 하자.. 선생님이 시작하자고 한 곡 있잖아. 그 곡만 네가 매일 학교 다녀와서 30분씩만 연습해. 그러고 나서 이 곡을 완벽하게 칠 수 있으면 그때 포기하자"


둘째 딸은 오빠 말을 들으면서 울면서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듯했고 그래 까짓 거 이 곡만 해 보고 포기하자는 식으로 결론을 내었다.


그날 저녁, 둘째 딸과 동네 산책을 하면서 얘기를 나누었다.

" 엄마가 미안해, 엄마한테 서운했지? 네가 그렇게 스트레스받아하고 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했는데 딱히 해결을 해 주지 못했네... "


그러자 딸아이가 말한다.

"괜찮아 엄마. 만약 엄마랑 오빠가 무조건 화내면서 피아노 계속하라면 나 정말 힘들었을 거야. 그런데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우선 최선을 다 해 보고 포기하자는 말은 나도 동감이야. 사실 몇 년 후 내가 정말 후회하지 않을까... 후회 안 한다는 자신감은 없거든."




부모라는 역할은 정말 힘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마음에서 함께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함께 걸어가면서 아이의 의견도 존중해 주면서 또한 바른 길 더 나은 길로 걸어 나갈 수 있도록 지도도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분은 아이들마다, 심지어 같은 형제자매라도 각각 다른 성향과 성격을 타고 태어나기 때문에 현명한 부모는 아이에게 맞게 잘 맞추고 이끌어 주어야 하는 것 같다.





아이의 선택, 어디까지 존중해 주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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