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 발걸음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한국학교 생활 적응하기

by ziniO

한국에서의 첫 발걸음-

한국학교 생활 적응하기


영국 학교 3학기 중 겨울 방학을 끝내고 3월 초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만 8세 된 아들은 동네 초등학교 2학년 과정에 보내게 되었고 만 5세 딸은 6세 반 유치원에 보내게 되었다.



한국초등학교와 한국 유치원으로의 첫 발걸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틀 후 한국 학교를 찾아가서 교장 선생님과 면담을 하고 당장 3일째 학교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아이들은 어려움 없이 무조건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쉽게 믿었고 그 부분에는 YES and NO 두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조심스러웠을 텐데 아이들은 환경에 알아서 잘 적응할 거라는 무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날 더 대담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면담 날. 생긴 건 한국인처럼 생겼지만 한국말이 서투른 데다가 읽고 쓰기도 잘 못 하는 아이를 보고는 교장 선생님께서는 고민을 고민에 푹 빠지셨다.

영국에서 가져 간 초등 4학년(영국에서는 입학을 만 3,4세에 하기 때문에 만 8세가 되면 영국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나이가 되었다)까지의 성적표가 아무리 훌륭해도 한국어 쓰기와 읽기가 아예 안 되는 아이라 교장 선생님은 걱정을 하시며 한 학년 아래인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시키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하셨다. 그때 난 한국 문화와 또래 친구들은 만나고 특히 1년 정도 한국어를 배우는 게 목적이었기에 그냥 같은 나이인 초등학교 2학년에 입학시켜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언어가 조금 부족하다는 것뿐이지 나이에 맞지 않게 공부 능력이 뒤떨어지거나 하는 부분이 아니기도 했고 특히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저 학년 때에는 한 살 많고 어린 부분이 친구들 사이에서 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장 선생님께는 조금 황당스러운 부탁이었지만 그렇게 부탁을 드렸고 같은 학년에 넣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지나고 나니 그 선택은 정말 아주 잘한 것 같다.


사실 이 확고한 생각은 몇 년 전 역으로 한국에서 영국으로 1년 유학을 왔던 조카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름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적응을 잘한다.





한국에 온 지 3일째.

시차도 적응을 못 한 채 바로 학교 생활이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는 얼마나 황당하고 떨렸을까. 영국에서 태어나서 영국 교육을 받으며 영어만 썼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한국 학교를 가서 얼마나 모든 것들이 낯설고 어색했고 떨렸을까. 아침 자습시간에 친구들은 한국 책을 읽는데 아이는 한글을 모르니 ㄱ ㄴ ㄷ ㄹ 한글 쓰기 책부터 사서 보냈다. 어릴 때 애기 때는 통문자 카드로 그렇게 가르쳐도 힘들었던 한글 깨치기가 나이가 들어서 나름 초등학생이 되니 집에서 A4 종이 한 장에 자음과 모음을 도표로 그려놓고 서로 모음과 자음을 합해가며 가, 나, 다, 라 읽기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살고 있는 곳이 한국이라 그런지 의외로 쉽게 한글 읽기를 깨우쳤다.

그리고 학교에서 책을 읽는 시간에는 읽기 힘들어하는 한국어 동화책 대신 영어로 된 동화책을 학교에 보내었다. 그리고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책을 앞에서 읽는 시간에는 가끔 아이들 앞에서 우리 아이를 시켜달라 부탁드렸다.

한국어를 배워야 하지만 한국어 때문에 아이를 주눅 들게 하기 싫었고 친구들 앞에서 더 잘하고 자신 있는 영어책 읽기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 담임 선생님께서는 자기 평생 40년 교사 인생에 외국인 아이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많이 걱정하셨지만 난 조용히 손을 잡고 부탁드렸다.

“괜찮아요 선생님.. 격려와 칭찬만 해 주시면 무난하게 잘 따라갈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아이는 1년 후(사실 4년을 지내게 되었지만)에는 영국 돌아갈 거예요.. 여기서는 한국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한국문화를 배우고 한국어를 익히면 되어요. 그러니 부담 느끼시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제발 수업 못 따라간다고 야단치지만 말아주세요….”


영국 학교에서는 아이에게 공부를 못 한다고 주눅 들게 하고 야단을 치거나 체벌을 하는 건 상상을 할 수 없었고 그렇게 아이도 태어나서 자라 왔기 때문에 마지막 말을 덧붙여서 부탁했었다. 아이를 체벌하거나 야단치지 말아 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했다고 하니 한국에서 초등학생 조카를 같은 학교에 보냈던 작은언니가 요즘 학교에서는 체벌 같은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했지만 그래도 나이가 있으신 선생님이시기도 했었고 나의 학창 시절, 학교에서 체벌이 난무? 했고 아이를 본인의 화풀이로 아이들을 벌세우고 함부로 대했던 몇몇 선생님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들이 학창 시절의 부정적인 기억들로 남아있었기에 이렇게 당부를 했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과는 다르게 요즈음에는 초등학교에서도 영어 과목을 배우기 때문에 영어 수업시간에서는 아이가 주눅 들지 않고 더 자신감을 얻었던 부분이 있어서 참 감사했다. 그렇게 아이는 한국 초등학교 생활을 적응해 갔다. 그리고 유치원에 다녔던 작은 아이는 만 5세 반에 들어가서 큰 어려움 없이 잘 적응을 해 나갔다. 만 5세라는 아이들 나이가 한국말을 써도 영어를 써도 크게 개의치 않는 나이였고 다들 마냥 어린 아기였던 탓에 큰 스트레스 없이 정말 스펀지처럼 한국말을 익혔고 한국생활에 재미있게 적응을 잘해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엄마의 당찬 결정에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참 다행이고 고맙고 감사하다.




이렇게 1년을 계획했던 아이들 한국어 배우기 유학은 파란만장한 4년간의 한국생활로 이어진다.

지금 생각하면 어릴 적 그 시간들이 지금 아이들의 가치관과 성격, 자아, 심지어 입맛 등등 많은 부분을 결정하게 되는 아주 중요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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