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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다 이야기 Feb 21. 2024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소설'이 가진 힘

책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20대를 보내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차츰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해외 거주와 세계 여행으로 '직접 체험' 위주의 삶을 살아온 나에게 독서가 주는 간접 경험과 배움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고 그 때부터 항상 책을 끼고 다니며 일년에 50권 이상씩 읽고 있다. 


사실 강사로 일할 때 자기계발의 왕이셨던 대표님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나는 자기계발도서를 주로 읽었고 자기 계발을 통한 '성공', '경제적 자유 얻기'등에 집중했었다. 

당장 내가 읽고 배우는 것이 중요했고 그것을 내 삶에 바로 적용해 변화시키고 싶었다. 

지인들 중에는 자기계발서만 읽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계발서적을 극혐하는 친구도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독서의 재미를 느낀 것은 코로나 시대를 맞으며 코칭과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남편을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부터 문학, 소설 책에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과 스페인을 오고가며 롱디 연애를 하던 시기, 남편이 추천해 준 소설책을 하나 둘씩 읽기 시작했고 동료 강사님들과 독서 모임을 하면서 독서 범위를 넓혀갔다.


남편은 자기 계발서나 심리학 서적, 이론이 들어있는 책을 전혀 보지 않는다. 

무조건 클래식, 세계 문학, 소설 등만 읽는다. 

우리는 같은 작품을 각자의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동시에 읽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나는라이프 코치로서 사람의 마음을 깊이 관찰하기도 하고 또 심리코칭, 마음치유 세션등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남편과 마음관련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인데 대화를 하다보면 남편은 인간이 가지는 감정, 상황별 심리와 행동에 대해 아주 예리하게 느끼고 분석한다.

살면서 생기는 힘든 상황에서 내가 피하고 싶어 끊임없이 이유와 변명을 만들어댈 때도 진짜 내 안의 '찐 감정'을 언급하며 내가 나를 똑바로 보고 인정하도록 알려준다. (너무 정확해서 결국 할말을 잃게 만든다).

상황과 관련된 내용이나 심리가 묘사된 책과 주인공을 언급하기도 한다. 


몇 년동안 남편의 이런 모습을 관찰한 결과 

내가 자기계발서, 심리학 책 등에서 '학습'한 것들을 남편은 '소설'을 통해 스토리의 간접 체험과 느낌으로 배운 것 같다. 

정말 그런거냐고 물어보면 남편의 대답은,  

본인은 살아오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느끼면서 체험했고 또 본인이 '분석'을 잘 하는 성향이라 말이 잘 나오는거라고...ㅎㅎ

스펙타클한 삶을 살아온 모든 사람이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엔 이러한 이유가 전부인 것 같지는 않다. 

.


예전엔 소설이나 에세이 등의 책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몇 세기가 흐르고 세상이 바뀌었어도 클래식은 클래식인 이유가 있다. 

자기계발서로 표현할 수 없는 소설만의 힘은 분명히 다르다. 

소설에 들어있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힘'이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내 짧은 지식과 표현력의 한계로 지금은 다소 부족한 설명인 이 정도로 남기지만 언젠가는 내가 느낀 '느낌'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싶다. 


세상 만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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