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따라 쓰기
명심보감 따라 쓰기
명심보감(明心寶鑑)은 명나라 범입본이라는 학자가 짓고, 우리나라 고려시대 추적이라는 학자가 편찬했다고 합니다. 명심보감의 의미는 ‘마음을 밝히는 보물과 같은 거울’이라고 합니다. 의미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방법,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를 잘 맺고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처세의 지혜를 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활용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공부할 때 썼던 교재이고,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언급이 되고, 명언 필사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명심보감인걸요. 아이들을 훈육할 때, 아이가 차분하게 좋은 글을 필사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인문학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소중한 교육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달로 요즘 세대 친구들은 보고, 듣기에는 더욱 익숙합니다. 그런데, 학습의 효과를 살펴보면, 보기, 듣기는 그 효과가 가장 적습니다. 의미를 생각하며 쓰기, 그 의미를 적용하여 말하기까지의 단계를 거치면 학습 효과는 확실하지요. 좋은 글을 읽고, 좋은 글을 필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차분하게 해주고, 생각하게 해주고, 인문학 소양도 기르게 해줍니다.
명심보감 머리말에는 율곡 이이가 쓴 머리말도 함께 소개되어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기초 한문교육, 도덕 교육용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문장들이 좋아 한문 초급자가 공부하기에도 좋고, 마음을 수양하는데 좋은 책입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명심보감은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소장된 1454년에 출판한 신간대자명심보감 (新刊大字明心寶鑑)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너무나 좋은 명심보감이지만 한 번에 다 필사할 수는 없습니다.
19~24편으로 구성된 명심보감을 원문과 해설을 함께 실은 책도 있고, 초등학생용으로 한글 해석만 필사하도록 만든 책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자 원문도 알고, 의미도 알고, 필사도 바로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명심보감 따라쓰기] 임성훈의 책은 이런 점에서 좋습니다.
눈이 편안하게 연한 초록 배경에 한자와 한글의 의미가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한자를 쉽게, 바르게 필사할 수 있도록 연하게 쓰여있습니다. 트레이싱(tracing)이라고 하죠. 그리고 한자든 한글이든 한 번 더 쓸 수 있도록 줄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인성 질문”입니다.
명심보감 원문 자체가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인성 질문”에서 원문의 의미를 더욱 심도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예를 들어 계선편(繼善篇)의 ‘평생 선한 일을 하더라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단 하루 악을 행하더라도 악은 저절로 넘치게 된다.’에 관한 인성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만약 자기 잘못이 아닌 이유로, 남에게 책망을 듣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반대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남 탓을 할 때도 있지요. 자기 잘못인 것을 알면서도 남에게 핑계를 댔던 적이 있는지 떠올리고 그 사람에게 간단한 메모를 써 보세요.
* 선한 행동을 열 번 하고 악한 행동을 한 번 하면 괜찮을까요? 선과 악은 상쇄될 수 있는 것일까요?
어떤가요? 단순히 필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민해 봐야 할 것을 함께 짚어주는 질문입니다. 마음에 와닿는 문구를 먼저 필사해도 좋고, 처음부터 하루 한 장씩 120일 동안 음미하면서 필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 표지에 소개된 것처럼 마음을 밝히는 보물과 같은 거울, 명심보감을 손으로 써 내려가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지혜가 마음 깊이 새겨질 것 같습니다. 우리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비속어를 쓰며 경솔하게 행동하는 대신에, 좋은 글로 생각을 키우고 마음을 넓혀가기를 바랍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너무나 필요한 것이라, 아이와 함께 하루 한 장 시작해본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인성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보고 대화한다면 더욱더 귀한 책의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