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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Aug 15. 2023

MBC의 흑역사

MBC의 흑역사/ 강준만/ 인물과 사상사










‘방송의 중립에는 좌우가 없다’는 강준만님의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게 처음 강준만님의 글을 읽었을 때의 신랄하고 통쾌하게 짚어주는 논리를 다시 만나고 싶었지요.      


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먼저 밝히고 시작해보겠습니다. 주변에서 보는 저의 정치적 성향은 좌우를 딱히 구별할 수는 없으나 굳이 좌표를 찍으라면 0점을 기준으로 살짝 오른쪽인 느낌, 그 오른쪽은 어떤 정당이 아니라, 보수적 성향이 조금 더 많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보수적 성향은 안정을 중요시하고 그만큼 신중해지고 달리 표현하면, 겁을 먹고 소심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이 바라보는 저의 정치적 성향은 솔직히 없습니다. 사안 사안에 따라 의견이 있을 뿐이지요. 그럼에도 강준만님의 글을 읽고 싶었던 것은 젊은 날에는 아마도 조금 더 진보성향에 가까워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젊은 날의 진보성향이라는 것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당을 떠나’ 젊은이들은 ‘변화’, ‘개혁’과 같은 결국 ‘진보’적 성향을 더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상합니다. 지금은 나이가 조금 더 먹고, 점점 더 ‘보수’적 성향을 더 많이 보이게 된 것이 자연스러운데, 강준만님의 [MBC의 흑역사]를 읽으면서 가슴이 꽉 막혀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니. [MBC의 흑역사]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저는 아마도 MBC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질타하고 싶고, 동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일면 그렇게 생각하고, 느껴왔다는 것이 사실이고, 그것은 어쩌면 강준만님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방송의 중립에는 좌우가 없다’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이론적 근거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머리말에서부터 ‘우’쪽을 대변하는 ‘논리’를 담은 글이 부족해서 이 책을 썼다는 언급이 있었지만, 그 시작부터 이제는 자신이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은 대부분이 언론노조와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들의 인용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강준만님의 의견은 그 의견을 강하게 동조하고 MBC와 문재인정부,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MBC와 문재인정부, 민주당의 과오 내지는 ‘내로남불’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준만님의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당에 대한 ‘귀엽게 봐주는’ 태도가 정상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서평을 쓸 때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책의 장점을 찾아보려 애쓰는 편입니다. [MBC의 흑역사]에 대한 장점이라면 강준만님의 말씀처럼 ‘좌’에 치우친 논리적 글은 많지만, ‘우’에 치우친 논리적 글은 많지 않기 때문에 ‘우’에 치우친 그럴듯한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대한 강준만님의 논리를 따라가려고 애쓰며 읽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읽을수록 불편한 이유가 무엇일까. 되짚어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준만님께 ‘죄송하지만’, 강준만님의 글이 오히려 ‘치우친’ 점이었습니다. ‘방송의 중립에는 좌우가 없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MBC의 흑역사에 집중해서 짚어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MBC의 흑역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을 서술하는 방식과 현 정부에 대한 ‘객관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직접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라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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