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작가가 된다는 것
아주 오래전 일인 것 같습니다.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삶에 치여, 무어 그리 힘든 삶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부끄럽기도 하지만,
다 얘기할 수도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런저런 이야기들이 핑계가 되어 아주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지요.
브런치,
통상의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 중간의 늦은 오전 시간대에 먹는,
흔히 아점, 아침 겸 점심이라고 부르는 식사의 영어 표현
영어 breakfast와 lunch를 합성한 말.
너무 이르지 않은, 너무 늦지 않은, 너무 과하지 않은,
약간은 게으르게, 약간은 가볍게, 약간은 편안하게,
이웃의 이야기를, 내 주변 이야기를, 내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그런 공간, 브런치 스토리.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되었습니다.
며칠 전, 아마존에서 Royalties(로얄티)를 입금했습니다.
소액이지만, 쾌감 비슷한 묘한 감정의 아드레날린이
심장 근처 어디선가 분비된다는 것이 느껴졌지요.
원고를 쓰고,
표지를 만들고,
책값을 정하고,
로얄티를 책정하고,
프린트아웃된 내 이름의 책을 주문해서
책의 형태로 배송이 되었습니다.
아마존에서 나에게 인쇄된 나의 책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리고, 통장으로 인세가 입금되었습니다.
아, 나는 작가다!
나는 작가가 되었다!
전 세계에서, 아마존 정글에서
나는, 돋보기로 지정해서 살펴봐야 보일까 말까 하는
먼지 같은 작가다!
10년을 계획한다면,
10년 동안 꾸준하다면,
돋보기가 필요 없는 먼지가 될 수 있을까.
솔직하게, 담백하게, 신선하게, 살아있는, 문체가 있는,
우리말로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꿈을 꿉니다.
지금부터 10년을 꿈꿀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이글을 찾을 것입니다.
진짜 작가가 될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