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서른/죽어가는 순간에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25 본능


이곳이

정적이라고 하는 것은

내 육체에게 하는 말이겠지


수없이 많은 상념들이

이 공간에서 나를 부르는 걸


억만장자가 되는 꿈

알거지가 되는 꿈

악마가 되는 꿈


많은 가상들이 스크린에 비치고 있지


골방이야, 햇빛이 들지 않는

새벽만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놀랍지 않니


나의 꿈은 조각이 났다

망할

내 꿈을 깨버렸어

넌 도대체 무엇이 되고픈 거지?

넌 대중에게서 벗어나고 싶은가?

너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26 서른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내가 서른이 되리란 걸

아님 서른이 되지 못하리란 걸


뭐? 글을 쓰고 싶다고?

바보야, 아무나 쓰는 게 아냐

절박한 상황에서

감상적으로 젖어 있으면서

펜을 굴리겠다고

냉정치 못한 자의 글은

그저 푸념에 불과한 게야

모르겠니?


나 울고 싶어. 그래.

언젠가 나도 갑작스런 상황들에

치여 죽을 거야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때에

슬퍼 무섭고

소중히 해야 할 것이

지나친 공포로 인해 경시되는 거야



27 죽어가는 순간에


나는 쓰러져 가는 벌레

굴러 내리고

바람에 내동댕이쳐

마침내 흙 속에 뒤범벅이 된 채

지쳐 가는 한 마리 벌레

가련한

계속해서 이제 흐르는 물은

나를 씻기고

씻겨 가는 내 몸속에

뜨거운 액체가 녹아 흘러

나는 죽어간다

이제 과거로 되돌아 죽어간다

언젠가 나는 과거의

슬픔을 찾아내었다

소리도 없이 죽어 가는 내 과거가

이제 되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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