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절망/그대의 마음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19 위로


이제는 차가워져 버린 내 가슴 대신

나는

따뜻한 손을 받았습니다.

가슴에서 채 느끼기도 전에

나는 가증스럽게도

손을 내밀어 그녀를, 속이고 맙니다.

그제서야, 가슴은 느낍니다.

하지만 이미 늦어 버린 것을

너는 가식으로 손을 내미는 것에

위로하는 척, 하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것을


유난히도 춥게 느껴지는 밤

다섯 개의 초를 고정시켰습니다.

조심스레 불길을 옮겨 주었지만

고 가련한 작대기에

반짝이는 씨앗 하나만을

계속해서 고집하는 그에게

한없이 솔직해지려나 봅니다.


떨어져 고이고 다시 굳어지는

저 고얀 촛농이

울음일까.

뻑뻑한 가슴의 눈물일까.



20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절망


옛날에 한 소녀가 있었대요.

소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자신이 팔려 간다는 것도,

팔려 가는 곳이 어딘지도.


많이 울기도

땅을 치며 원망하기도 했지만

세상은 조용했고

소녀는 그저 서 있었어요.

처절한 모습으로


이제 그녀는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서

허상의 미소를 짓고 있죠

씁쓸한 듯 창문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가는

촉촉이 적셔 있답니다.


신이여,

당신은 정말 살아 계시나요.

살기 위해 우리의 진실은

더럽혀지고 찢겨도 괜찮은가요.



21 그대의 마음


그대, 그대의 마음은 알 수가 없지요. 어제의 그대가 그리고 오늘의 그대가 다릅니다. 그대, 그대는 내게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인지도. 그대의 표정들은 정말이지 읽을 수가 없습니다. 몹시도 답답하고 나는 그대가 야속합니다. 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사랑을 해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사랑인지도 모릅니다. 그저, 아픔이란 것을 느꼈을 뿐. 두렵습니다. 나의 마음은 수시로 뒤바뀌고 흔들립니다. 지금 나는 방황하고 있습니다. 새벽, 새벽 속에서 나는 심하게 떨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땀을 흘리고 있군요. 두렵습니다. 지금이. 알 수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알기란 정말 힘이 듭니다. 당신은, 내 앞에서는 온통 가시만을 내놓을 뿐입니다. 당신의 그 빠알간 그리고, 보드라운 잎처럼 당신의 가시는 내 손끝을 찔러 그 보드라운 잎에 투명한 것이라 혼돈할 정도의 빠알간 방울을 맺히게 합니다. 나의 초라한 눈빛은 이내, 그 속으로 빨려들어 눈물짓고 맙니다. 나를 아프게 하는 당신은 그리움입니다. 나는 정신 없이 쓰고 있고, 그대, 그대는 지금 무얼 하고 있습니까. 이 새벽의 공기를 나와 느끼고 있습니까. 순수한 사랑, 그것이 무엇입니까. 마음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오가는 그러한 것입니까. 이제, 나는 지쳐가고 쓰러져 가고, 울어버립니다. 당신의 알 수 없는 눈빛보다도, 나는 당신의 말 한마디를 기다리며 당신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이제 다시 나는 울어버립니다. 이젠 지쳐버린 내 가슴에 눈초리를 매섭게 쏘아붙힌채 당신마저 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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