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낸시 슬로님 애러니/ 돌베개
[누군가 용기를 내서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것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 나는 여기에 있다라고 말할 때 마법이 일어나고, 건강이 회복되고, 치유가 시작된다] p13
그렇게 글쓰기를 시작하고 치유가 시작되면, 글쓰기 자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소중한 무엇이다. 저자는 본능적으로 글쓰기를 갈망하지만, 시작하지 못하는, 문 앞에서 두드릴까 말까 망설이는 ‘나’ 같은 이들에게 ‘괜찮아. 나는 이렇게 해봤어. 너도 너의 이야기를 편하게 시작해봐.’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저자는 자신의 아픈 아이에 관해, 아이를 간호하면서 겪어내야 했던 일들에 관해, 어려움이 연이어 가혹하게 다가올 때 감당해야 했던 힘듦에 관해 쓸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공유한다. 약 70여 가지의 사례를 들고, 관련된 길잡이(조언)를 덧붙인다.
주 1회, 글쓰기 워크숍에서 만나 글쓰기 과제를 하고, 서로 읽어주고, 자기 피드백과 동료 피드백, 그리고 저자의 피드백까지 과정으로 거친다면 저자가 글로 남겨준 조언들이 확실하게 파고들 것 같다. 아쉽게도 저자의 글쓰기 워크숍에는 참가할 수 없지만, 저자의 책이 옆에서 담담하게 길잡이를 해줄 수는 있을 것 같다. 저자의 길잡이를 따라 지금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지금 나는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면, 나에게도 치유로 향하는 첫걸음이 시작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글자체가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다. 또, ‘길잡이’의 활자는 기본 활자보다 더 작다. 책의 글자체, 인쇄 상태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편집 스타일이 내가 좋아하는 시원시원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번역책의 한계점이기도 하지만, 번역체의 문체가 머릿속에 바로바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러한 아쉬운 점들을 개선한다면 오랫동안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