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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래꼬리 Nov 15. 2024

중얼중얼

가로수

우리 집 쪽 가로수는 은행나무라

가을이면 바람이 살짝이라도 불라치면

노란 비가 되어 내려앉는다

차곡차곡 쌓여 푹신한 바나나 길을 만든다


우리 집 건너편 가로수는 플라타너스 나무라

가을이면 타바코브라운 큰 잎들이 바람 따라 구르다

널브러져 많이도 쌓인다

바스락바스락 노래하는 길을 만든다


더 위쪽 길은 가로수가 마로니에 나무라

여름엔 밤인양 떨어뜨렸던 열매들 대신

길쭉한 찰흙색의 잎들을 바람결에 태워 보낸다

한쪽으로 수줍게 모여 가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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