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반의 시
여자를 사랑하는 꿈을 꾼다
어쩐지 마음이 편안하다
처음부터 여자만을 사랑했던 것처럼
고교 동창 Y가 나의 애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졸업 후 단 한 번도
떠올리지 않은
얼굴 목소리, 보조개까지
생생한 Y
그녀가 나의 오늘 꿈
애인이다
낯선 감정의 무게를
간신히 들어 올리며 일어났을 때
꿈에 잠겨있던 감정이
채 털어지지 않아
나는 Y를 좀 더 생각한다
Y를 사랑했던 나를
느껴본다
그리운 것은 늘
숨겨진 채 속삭인다
사랑했던 건 여자도, Y도
아닐 것이다
그때의
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