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반의 시
너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뒷다리를 끌고 열심히 걸어 다시 건강해진 모습이 보기 좋아 눈은 여전히 아련해
늘 조용히 잠을 청하던 너는 바삐 집안을 돌아다녀 마치 다신 없을 기회를 만난 것처럼 식탁 다리며 장식장 밑바닥 방 안쪽, 옷이 있던 자리까지
눈이 보이지 않던 너는 코끝으로 집을 더듬듯 기억하려 해 우리가 지나온 모든 온기를 털 끝에 묻은 체온보다 닿지 않았던 따뜻함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감각으로
우린 서로가 서로의 마지막을 기억하길 바라지
삶이 어둡던 날엔 빛이 되었고 눈부셔 녹아버릴 것 같던 날엔 너는 늘 그늘을 내어주었지
어떤 이유가 나를 죽고 싶게 만들던 날에도 나는 너를 보며 그 이유로 다시 살아가기로 했다
너로 인해 하루가 버텨졌고 시간이 살아졌어
나 개 있음을 감사하오
노견 개웅이에게 이 시를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