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윤리05]

1-4 자존감과 타자에 대한 배려

by 백승호

자존감과 타자에 대한 배려


살아가면서 마음의 여지를 두고 털털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사람관계가 공기가 솔솔 통하며 살맛나게 합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달라 처음 만나도 다른 사람을 쉽게 대하는 사람이 있고 시간이 좀 지나야 말문을 여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성격의 다양한 성격은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인정하고 사는 것이 속이 편합니다. 자신의 자존심이나 자존감 때문에 먼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자존심보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입니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은 남들을 많이 의식하고 남에게 싫은 말을 듣기 싫어합니다. 그냥 남에게 편안하게 대해 주면 됩니다.

너무 자의식이 강하여 깐깐하게 살면 자기도 피곤하고 다른 사람도 힘듭니다. 자의식은 자기를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은 성찰과 반성을 많이 합니다. 성찰을 긍정적으로 하면 자신을 나아가게 하지만 후회나 자책을 많이 하면 오히려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을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할 줄 압니다. 자존감이 강하면 차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존중해 줍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고 자부심을 가지지만 자만하거나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타인도 존중합니다. 나의 가치와 의미를 소중하게 여기고 삶의 목적과 목표도 분명하기 때문에 타인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비판을 수용하며 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합니다. 자존심은 상대방과 비교하여 자기의 나은 점을 높이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자존심은 자신보다 더 우위에 있는 사람을 보면 자존심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삶의 가치나 기준을 자신의 밖에서 찾기 때문에 늘 비교하면서 불안해합니다. 자존감과 자존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이나 능력이 옳다고 생각하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허세를 부려 자기 생각이나 능력을 과시하려고 하여 남을 불편하게 하는 자만심은 타인에게 불편과 고통을 줍니다.

또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남 탓을 하지 않습니다. 외부의 상황이나 조건을 탓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 긍정적 자기 확신을 가지고 어려운 문제를 헤쳐나갑니다. 불리한 여건에서 불안을 이기는 힘이 강하고 문제 해결을 스스로 하면서 자존감이 더욱 높아갑니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마음 상태를 잘 알아서 공감을 해 주고 관계를 항상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설미(눈썰미)가 있어야 합니다. 눈치는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위축되게 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는 설미가 되기도 합니다.

어른과 아이를 구별하는 여러 기준이 있습니다. 어른은 마음을 열고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성숙한 사람을 말합니다. 어른은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입장과 상황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어른은 상황을 두루두루 잘 헤아리는 슬기를 가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압니다. 반면에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여러 상황을 두루 살피지 못하고 자기 것만 챙기고 남을 배려하지 못합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여러 상황을 생각하는 성숙한 어른의 마음입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은 어린아이입니다. 사람이 뒤에 따라오는 것을 보고 문을 잡아 손가락이 끼이지 않도록 하는 것, 엘리베이터를 잠시 잡았다 뒤따라오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 횡단보도에 사람이 건너가면 차를 멈추고 기다리는 것 등 사소한 배려는 성숙한 사람의 아름다운 행동입니다. 이러한 배려는 마음을 넉넉하게 하고 타인을 행복하며 자신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듭니다.

물리적 나이는 어른인데 생각이나 말은 아이처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 생각과 기준, 아집으로 가득 차서 자기 입장만 말하는 사람입니다. 신념과 아집은 다릅니다. 신념은 자신이 믿는 생각인데, 이는 자기의 열린 가치관으로 형성된 좋은 생각입니다. 신념이 있는 사람은 열린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인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아집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닫힌마음으로 자신이 집착하고 고집하는 나쁜 생각입니다. 아집은 타인은 인정하지 않고 자기 것만 굳게 지키고 집착하는 것입니다. 고집은 원래 좋은 말입니다. 고집이란 “택선 고집(擇善固執)”을 줄인 말입니다. 좋은 것을 택하여 굳게 지키는 것입니다. 신념은 고집에 가깝고 아집과는 거리가 멉니다.

어른의 말은 자신을 고집하거나 자기 말만 주장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존중하고 공감할 줄 압니다. 상대방의 말의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어른의 말에는 겸손함과 따뜻함이 녹아 있어서 듣는 이에게 감동을 줍니다.

어른이라면 남을 아끼고 사랑하는 어진 마음,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의로운 마음, 말과 행동에 품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문제를 꿰뚫어 보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슬기로움도 있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이를 인의예지신 오상이라고 했습니다. 어진 마음을 맨 앞에 둔 이유는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의(義) 로운 마음이란 나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마음과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이 의로운 마음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며 옳음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남의 잘못을 미워한다는 의미는 나의 의로움을 내세워 남을 비난하면 서로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나중에는 서로 비난할 수 있습니다. 나만 옳고 남은 잘못되었다고 하면 늘 서로 다투고 싸워 공동체 모두에게 아픔과 상처를 줍니다. 나의 옳음을 말할 때에도 상대의 마음에 공감을 표시하고 더 나은 방향과 방법을 찾아 함께 잘 되도록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어진 마음입니다. 어진 마음은 상대방에게 공감을 표시하고 그의 입장에서 이해를 해 주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이해해주고 받아들여 공감하는 것이 어진 마음입니다. 물론 모든 악행과 잘못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넓은 마음으로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말을 건네며 웃으면 됩니다. 먼저 말을 건넨다고 자존심이 낮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을 열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 따뜻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자존감 높은 사람입니다.

적절한 자의식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은 높게, 자부심은 적당하게, 자만심은 버리고 말해야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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