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말이란 무엇인가
말이란 삶의 꽃입니다. 그래서 말은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사람이란 무엇일까?” “삶이란 무엇일까?” 늘 답을 찾을 듯하면서도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애쓰며 살아갑니다. 김수업 선생은 사람이란 ‘삶을 아는 목숨’이라고 뜻매김하고 “왜 사는지를 알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어떤 삶이 보람차고 헛된지를 알고, 무엇이 값진 삶이여 무엇이 싸구려 삶인지를 알고 살아가는 목숨을 ‘사람’이라 부른다.” 했습니다. 목숨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 값지기 때문에 삶을 아는 목숨이라고 한 것입니다. 목숨을 편안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말이 좋은 말이고 목숨을 더 잘 살게 하는 것이 최고의 말입니다. 목숨이 편안하게 이어가도록 불안한 마음을 덜어주거나 없애주는 것이 이루어져야 그다음을 할 수 있습니다. 생존이 이루어져야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다음에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 삶입니다. 의미 있고 보람찬 삶을 사는 것이 사람입니다. 사람마다 의미와 보람이 다르지만 자신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고 인정받으며,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삶입니다. 나아가 다른 사람을 잘 되게 하고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한다면 정말 보람찬 삶입니다.
이러한 의미 있고 보람찬 삶을 살아가기 위해 묻고 배우고 삶을 알아갑니다. 이를 위해 말을 주고받으며 살아오며 개인의 삶을 알차게 가꾸기도 했고,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말을 주고받으며 말이 생각을 자라게 하기도 하고, 말이 생각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나의 생각이 자라고 남의 생각을 키우며 성장하게 하는 것이 말입니다. 말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세상을 발전시켰습니다. 따라서 말은 생각이고 우리의 삶이며, 삶은 말의 힘으로 더 가꾸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몸은 사람의 껍데기이고 마음은 사람의 알맹이입니다. 껍데기와 알맹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말은 마음의 집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느낌, 생각, 뜻, 얼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말은 이 네 가지를 담아서 표현합니다.
느낌은 마음의 겉으로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을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은 기쁨과 성남, 슬픔과 두려움, 사랑과 미움, 욕심 등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 느낌은 우리가 의식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기도 하며, 몸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몸의 반응은 감정, 감각, 또는 느낌이라고 유쾌 상쾌 통쾌 등 쾌락과 관련된 긍정적 반응도 있고, 슬픔, 아픔, 고통, 아쉬움, 두려움 등 부정적 반응도 있습니다.
생각은 마음의 두 번째 겹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끊임없이 생각이 자라고 배우며 생각을 키우기도 합니다. 생각은 이성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성으로 옳고 그름, 참과 거짓 등을 판단하고 체계를 세우고 논리적으로 판단합니다. 생각은 우리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정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삶의 방향을 바르게 정하면서 만족하며 살아가고 만족의 상태를 행복하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은 대부분 생각의 결과물입니다. 사람은 생각을 하면서 도구를 사용했고 문명을 발전시켜 끊임없이 진화를 했습니다. 진화를 하면서 성취를 했고 성취를 할 때마다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자 노력하며 사회는 발전했습니다.
뜻은 마음의 뼈대입니다. 뜻을 세워 생각을 방향을 잡고 마음을 조절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 정합니다. 그래서 뜻은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서 정하고 그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갑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자신과 이웃 사람들, 겨레 동아리를 중시하며 모두 더불어 잘 살아가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 뜻입니다. 뜻이 바르고 반듯해야 생각이 바르고 반듯합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뜻을 가지고 어느 방향으로 사느냐는 더 중요합니다. 뜻을 바로 세우는 것이 마음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얼은 살아 있을 때는 우리 마음속에 있지만 죽으면 넋이 됩니다. 얼은 마음의 알맹입니다. 얼이 있어야 마음의 속살인 생각과 뜻인 뼈대가 생겨납니다. 얼이 빠져나가면 생각과 뜻은 의미가 없습니다. 얼은 우리말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말이고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하는 말입니다. 느낌, 생각, 뜻은 우리 몸인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얼은 우리의 뇌에 관련이 있지만 몸에서 말미암은 것보다 정신에서 말미암은 말입니다.
느낌, 생각, 뜻은 몸의 의식과 무의식에서 비롯되는 겉과 속살이고 얼은 집단 무의식처럼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사람의 알맹이입니다. 얼은 맑은 영혼이며 깨끗한 정신입니다. 생명의 시작은 알이고 알은 모든 생명의 씨앗이듯 얼도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씨앗입니다. 얼이 자라지 못하고 썩으면 어리석은 사람이 얼이 자라 익은 사람이 어른이 됩니다. 얼은 맑은 영혼입니다. 얼이란 서구 근대 이성에서 중시한 ‘이성’을 좌우하는 맑은 영혼, 영성(靈性)입니다. 얼을 담은 말이 가장 좋은 말입니다.
이처럼 말은 느낌과 생각, 뜻과 얼을 목소리를 담아 입말로 드러내기도 하고 글자를 써서 드러내는 글말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전자(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통해 누리 소통망 서비스를 사용하는 전자말이 있습니다. 다음은 말의 갈래와 특성을 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