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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60]

【07-28】 175/498 지금 착하면 그뿐!

by 백승호


【07-28】 175/498 지금 착하면 그뿐!

(고집이 센) 호향 땅 사람들과 더불어 말하기가 어려운데, 그 마을의 한 어린아이가 뵈러 오자 공자가 그 아이를 만나니 문인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가 착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만나러 왔기 때문에 허락한 것이지 물러가서 악한 행동을 하는 것까지 허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무엇이 심한가? 사람이 자기의 허물을 씻고 착하게 나오면 그 결백함을 허락하고 지난날의 잘못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라고 하셨다.

互鄕은 難與言이러니 童子見커늘 門人惑한대 子曰人이 潔己以進이어

호향은 난여언이러니 동자현커늘 문인혹한대 자왈인이 결기이진이어

든 與其潔也요 不保其往也며 與其進也요 不與其退也니 唯何甚이리오

든 여기결야요 불보기왕야며 여기진야요 불여기퇴야니 유하심이리오


【해설】

사람을 만날 때 현재의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만나는 것이지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여 만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사람은 지난날의 허물을 지닐 수 있고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착하게 살려고 마음먹은 사람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 지난날을 뉘우치고 현재는 잘 살아가고 있다면 지나간 잘못에 대하여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현재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만일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계속 악하게 살려고 한다면 인정할 수 없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그 잘못을 깨닫고 바르게 살아가려고 한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다시는 지난날을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미래에 어떻게 살지는 그 사람에 달려 있는 것이다. 지금 그 사람을 인정했다고 해서 미래의 잘못까지 예측할 수는 없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현재 바르게 살고 있고 바르게 살아가고자 한다면 상대방을 인정해야 한다.



【07-29】 176/498 인은 내 마음속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인을 행하는 것이 먼 곳에 있겠는가? 내가 인을 행하고자 하면 인은 곧 이르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曰 仁遠乎哉아 我欲仁이면 斯仁至矣라

자왈 인원호재아 아욕인이면 사인지의라


【해설】

누구나 생각이나 마음은 뻔한데 실행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어진 마음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평소에 실천하지 않으려 한다. 어질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면 그냥 실천하면 된다. 좋은 생각은 바로 실행하면 좋은 행동이 된다. 평소 자신이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며 착하게 살면 그 자체가 어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그 안에 인(仁)이 있는 것이다.



【07-30】 177/498 나의 허물을 모두가 알려주니 다행이다.

진나라 (법무장관) 사패가 (찾아와서) 공자님께 묻기를, “(노나라 임금) 소공은 예를 압니까?”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예를 아셨습니다.”라고 하셨다. 사패가 공자가 물러난 후 무마기에게 읍하고 다가가 무마기에게 말하기를, “군자는 패거리를 만들지 않는다.’라고 하였는데 군자가 패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까? 노나라 임금 소공은 같은 성씨의 오나라 공주를 왕비를 삼고 같은 성씨인 그녀를 오희라 부르지 않고 <오맹자>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임금이 예를 안다면 누가 예를 모르겠습니까?”라고 했다. 무마기가 사패의 말을 공자에게 알려주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 공구는 참으로 다행이다. 만약 내게 허물이 있으면 남들이 반드시 이를 아는구나.”라고 하셨다.

陳司敗問昭公知禮乎잇가 孔子曰知禮라 孔子退커시늘 揖巫馬期而進之

진사패문소공지례호잇가 공자왈지례라 공자퇴커시늘 읍무마기이진지

曰吾聞君子는 不黨이라하니 君子亦黨乎아 君取於吳하니 爲同姓이라

왈오문군자는 부당이라하니 군자역당호아 군취어오하니 위동성이라

謂之吳孟子라하니 君而知禮면 孰不知禮리오 巫馬期以告한대 子曰丘也

위지오맹자라하니 군이지례면 숙부지례리오 무마기이고한대 자왈모야

幸이로다 苟有過면 人必知之온여

행이로다 구유과면 인필지지온여


【해설】

가족의 허물을 남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또한 자기 나라의 허물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공자는 자기 임금 소공이 동성결혼은 한 소공의 허물을 차마 말하지 못하고 예를 아는 사람이라고 진사패의 질문에 대답하기는 했다. 노나라 임금과 오나라 임금은 성(姓)은 희(姬)이다. 오희는 오나라에서 온 희씨라는 말이다. 그런데 동성혼은 예가 아니기 때문에 성씨인 희 대신 자(字)인 맹자(孟子)를 사용하여 동성혼 비난을 감추려 한 것이다. 이를 공자도 알고 있었으나 자기 임금을 흉보는 것이 꺼려졌기 때문에 그 정도 대답을 했는데 제자 무마기가 이러한 사실을 공자에게 말하자 깔끔하게 인정한다. 공자는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잘못을 세상이 알고 있고 그래서 후대에 부당한 예를 덮은 사람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좀 더 깔끔하게 인정하고 잘못이라고 비판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있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 군주 국가라는 특성이 있을 것이니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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