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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74]

【09-15】 220/498 소중한 일에 정성을 다하는 공자

by 백승호

【09-13】 218/498 공자 마음의 고향 구이(九夷)

공자께서 (변방인) 구이(여러 이족이 사는 곳)에 살고 싶어 하셨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풍속이 비루하고 누추하실 텐데 어떻게 사시겠습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가 사는데 어찌 누추하겠느냐?”라고 하셨다.


子欲居九夷어시늘 或曰陋어니 如之何잇고 子曰君子居之니 何陋之有리오

자욕거구이어시늘 혹왈루어니 여지하잇고 자왈군자거지니 하루지유리오


【해설】

구이는 여러 이족(夷族)이 사는 마을이다. 이족은 우리 민족의 조상이다. 이(夷) 오랑캐 ‘이’가 아니라 큰(大) 활(弓)을 잘 쏘는 우리 민족을 말한다. 동이족은 공자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은 밝은 땅(배달)민족으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을 건국이념으로 한다. 늘 어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위하며 넓은 기상과 당당함으로 만주 벌판을 호령했다. 이러한 동이족이 사는 곳에 공자가 와서 살고 싶어 한 것이다. 비록 변방이지만 사람들이 좋으면 누추하더라도 살만 하다는 뜻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 공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다.


【09-14】 219/498 음악을 바로 잡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돌아온 후에 음악이 바르게 되었으며, 아악과 송악이 제자리를 찾았다.”라고 하셨다.

子曰吾自衛反魯然後에 樂正하니 雅頌이 各得其所하니라

자왈오자위반로연후에 악정하니 아송이 각득기소하니라


【해설】

공자는 기원전 484년 애공 11년에 고국에 돌아와 시와 음악을 정리했다. 아(雅)와 송(頌)은 시경의 편명이다. 아는 조정에서 쓰는 음악이고 송은 제사 때 선왕의 공덕을 칭송하는 음악이다. 공자는 시경의 시를 순서대로 바로잡아 제 자리를 찾게 했고 아악과 송악을 잘 복원했다.



【09-15】 220/498 소중한 일에 정성을 다하는 공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밖에 나가면 높은 사람인 공경을 잘 모시고 집에 들어오면 부모와 형을 섬기고 상사를 당하면 정성을 다하고 술 때문에 곤란을 겪지 않으니 내가 (이러한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 외에) 무슨 일이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子曰 出則事公卿하고 入則事父兄하며 喪事不敢不勉하며 不爲酒困 何자왈 출즉사공경하고 입즉사부형하며 상사불감불면하며 불위주곤 하有於我哉오

유어아재오


【해설】

영화 『역린』의 명대사인 중용 23장의 의미와 같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에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하게 하고 남을 감동하게 하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작지만 소중한 일이 많다. 작아서 표가 나지 않는다고 소홀히 하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작은 일들은 표가 나지 않는다. 정성을 다하는 것도 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다하여 섬길 사람은 섬기고 소중한 일을 하나하나 해내는 힘이 의미 있는 삶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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