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6】 221/498 꾸준함의 미학, 불사주야
공자께서 냇가에서 말씀하시기를,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낮과 밤을 쉬지 않는구나!”라고 하셨다.
子在川上하사 曰 逝者如斯夫인저 不舍晝夜로다
자재천상하사 왈 서자여사부인저 불사주야로다
공자님은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생각한다. 밤낮을 쉬지 않고 힘차게 내려가는 강물은 쉬지 않고 흘러가 바다에 이른다. 작은 물방울도 처음 시작할 때는 미미하지만 강을 이루고 바다로 가는 모습은 웅장하다. 비가 내리면 작은 도랑으로 흘러가 작은 도랑물은 모여 개울로 흘러간다. 다시 개울물은 실개천을 따라 개천으로 가고 개천에 모인 물은 시내로 흘러가고 시냇물은 가람으로 가서 맨 나중에는 바다에 이른다. 공자님은 작은 빗물이 개천을 통해 바다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학문과 인격 수양을 끝임 없이 하려고 마음먹는다. 퇴계의 도산 십이곡 제11곡에도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靑山(청산)은 엇뎨하야 萬古(만고)애 프르르며,(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르르며)
流水(유수)는 엇뎨하야 晝夜(주야)애 긋디 아니하는고? (흐르는 물은 또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가?)
우리도 그치디 마라 萬古常靑(만고 상청)호리라. (우리도 저 물같이 멈추지 말고 산처럼 늘 푸르게 살리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덕을 좋아하는 것을 마치 이성을 좋아하는 것처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라고 하셨다.
子曰吾未見好德 如好色者也라
자왈오미견호덕 여호색자야라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성을 좋아하고 예의나 도덕은 뒷전인 사람이 많다. 과거 권문세가나 귀족들이 그렇고 오늘날 재벌이나 권력층이 그렇다. 이성을 좋아하듯 예의나 도덕을 좋아하며 더 크고 넓은 생각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아가면 큰 보람이 있을 텐데 그러한 위인이 드물다.
위나라 영공이 부인과 함께 수레를 타고 환관 홍거를 옆에 태워 궁문을 나섰다. 영공은 공자를 뒤 수레를 타고 따라오게 하면서 거드름을 피우고 뽐낸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국정에 관심 없고 여자를 끼고 환관을 스승 삼는 영공에게 실망하여 위나라를 떠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비유하자면 산을 쌓을 때 흙 한 삼태기가 모자라서 그쳐도 그만두는 것이다. 또 비유하자면 땅을 고르게 하여 평지를 만들 때 한 삼태기 흙을 부어서 나아가는 것도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曰 譬如爲山에 未成一簣나 止도 吾止也며 譬如平地에 雖覆一簣나
자왈 비여위산에 미성일궤나 지도 오지야며 비여평지에 수복일궤나
進도 吾往也니라
진도 오왕야니라
학문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역꾸역 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귀찮다고 하지 않으면 그 조금이 멈추게 한다. 셰익스피어가 말하길 “많은 사람이 실패하는 이유는 성공을 한 발 앞에 두고 그만두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산 정상에 다가가면 힘들다. 하지만 힘들다고 멈추면 오르지 않은 것이다. 학문을 하는 태도는 소 걸음으로 꾸준하게 천리를 가는 우보천리(牛步千里)다!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승점에서 넘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