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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78]

【09-27】 232/498 세한고절

by 백승호

【09-25】 230/498 지조는 함부로 꺾을 수 없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삼군과 싸워 그 군대의 장수를 빼앗을 수도 있지만 필부한테서 그 사람의 뜻은 빼앗을 수 없다.”라고 하셨다.

子曰 三軍은 可奪帥也어니와 匹夫不可奪志也니라

자왈 삼군은 가탈수야어니와 필부불가탈지야니라


【해설】

무력으로 장수를 꺾을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신념을 쉽게 꺾을 수는 없다. 싸워서 장수를 잡아 굴복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을 꺾을 수는 없다. 또한 평범한 사람이라도 신념을 지키고 살아가면 그 사람의 뜻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좋은 생각과 뜻을 바꾸지 않고 한결같이 실천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거룩하다. 인간의 삶이 존엄한 이유는 신념과 뜻을 한결같이 간직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자기의 좋은 생각과 뜻은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은 뜻을 함부로 꺾을 수 없다.



【09-26】 231/498 시기하지 말고 탐내지 말고 배워서 마음이 풍요로워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자신이 떨어진 솜옷과 도포를 입고 여우나 담비 가죽을 입은 부유한 사람과 함께 서 있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는 아마도 유(자로)일 것이다. 남을 시기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으니 어찌 좋지 않겠느냐.”라고 하셨다. 자로가 이 시구를 항상 외우고 다니자 공자 말씀하시기를, “그것이 도리이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어찌 훌륭하다고 하겠는가.”라고 하셨다.


子曰衣敝縕袍하고 與衣狐貉者로 立而不恥者는 其由也與인저 不忮不求

자왈의폐온포하고 여의호락자로 입이불치자는 기유야여인저 불기불구

면 何用不臧이리오 子路終身誦之한대 子曰 是道也 何足以臧이리오

면 하용부장이리오자로종신송지한대 자왈 시도야 하족이장이리오


【해설】

자로는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고 항상 당당하게 살았다. 자로는 남의 것을 탐내거나 남을 시기하지 않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다. 자로는 아무리 호화로운 옷을 입은 사람 곁에 있어도 꿀리지 않고 당당했다. 외모나 외양은 본질적 가치는 아니다. 명품에 집착하고 그것을 중시하는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자로는 이러한 물질적 가치를 멀리하고 당당하게 살아갔다. 공자는 자로의 이러한 삶을 칭찬한다. 하지만 공자는 자로를 더 분발하게 하려고 학문에 더욱더 정진하라고 한다. 제자가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하여 더 훌륭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필요 이상 소유하는 것보다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존재의 삶을 추구하며 마음을 풍요롭게 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09-27】 232/498 세한고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날이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뒤에 시드는 것을 안다.”라고 하셨다.

子曰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니라

자왈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니라


【해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의 출전이 이 글이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 귀양 왔을 때 찾는 이가 드물었는데 제자 이상적은 스승을 찾아와 의리를 지킨다. 이상적은 스승이 좋아하는 귀한 책을 구해 주기도 했다. 이러한 제자의 고마움에 보답하여 그린 그림이 ‘세한도’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도와주는 사람이 진짜 의리 있는 친구다. 좋을 때는 모두 좋다. 함께 일을 할 때도 어렵고 힘들 때 함께 해야 진정한 동료다. 소나무와 잣나무를 칭송하는 것도 사람들에게 의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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