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로 보는 세상 96]

풍(風)

by 백승호

풍(風)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얼굴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영화 관상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파도를 보려면 바람을 보아라’는 말은

현상의 이면에 있는 본질을 보라는 것입니다.


문화를 볼 때도 지형과 기후를 보아야 식생을 알 수 있고 식생에 따라

문화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풍수(風水)의 현대적 의미도 기후와 문명에 대한 이해입니다.


바람은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삶과 죽음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봄에 부는 바람은 얼었던 땅이 녹고 기온이 따뜻해지고

땅의 열기는 상승기류를 만들고

북반구의 지상 7~16km 상공의 제트기류에 가속도를 불어넣어

만물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바람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멀리 날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합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북반구와 남반구의 기온차가 줄어들어 바람이 제 역할을 못하면

생명은 사라지고 지구는 위기에 처합니다.

지구의 생명공동체가 바람의 본질을 파악하여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공동체의 생존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도 자연 생태계 균형이 파괴되고

자연과 사람의 유기적 관계가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인간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인식의 전환과 이에 대한 확산이 필요합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에

관한 관심도 본질을 보자는 것입니다.

기후와 환경에 대한 관심, 녹색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강조 등도

이와 관련된 것입니다.

환경을 파괴하고 부동산 부패 카르텔을 조장하는 금융과 재정 카르텔을 방지하려는

사회적 감시와 연대가 필요한 대전환의 시대입니다.

지구 평균기온 1.5℃ 이하를 유지하기 위한 ‘2050년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전환의 바람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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