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296/498 군자는 바람 백성은 풀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일 도리가 없는 사람을 죽여서 도리가 있는 데로 나아간다면 어떻겠습니까?” 하니 공자 대답하시기를, “당신께서는 정치를 하는데 어찌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쓰십니까? 당신께서 선한 방법으로 하면 백성들도 선해질 것입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결을 따라 반드시 눕습니다.”라고 하셨다.
季康子 問政於孔子曰 如殺無道하야 以就有道인댄 何如하니잇고 孔子
계강자 문정어공자왈 여살무도하야 이취유도인댄 하여하니잇고 공자
對曰 子爲政에 焉用殺이리오 子欲善이면 而民善矣리니 君子之德은 風
대왈 자위정에 언용살이리오 자욕선이면 이민선의리니 군자지덕은 풍
이요 小人之德은 草야니 草上之風이면 必偃이니라
이요 소인지덕은 초야니 초상지풍이면 필언이니라
정치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지 죽이는 것이 아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선한 마음으로 정치를 하여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이 솔선수범하면 아랫사람은 저절로 따른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을 풀에 비유한 이후 풀은 민초, 민중을 상징하게 되었다. 김수영의 <풀>에서는 풀의 역동성과 강인함, 넉넉한 여유 등을 말하여 수동적인 풀에서 적극적인 풀로 업그레이드된다.
김수영은 풀을 이렇게 노래한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라고 했다. 지방자치제를 풀뿌리 민주주의라 한다. 풀뿌리는 생명이 끈질기다. 가혹한 환경과 억압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난다.
자장이 여쭙기를 “선비는 어떻게 해야 통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통달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하시니 자장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나라에서도 반드시 그 사람의 명성이 알려져 있고, 집 안에 있어도 반드시 그 사람의 명성이 알려지는 것입니다.”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이것은 명성일 뿐이지, 통달함이 아니다. 통달이라는 것은 본바탕이 바르고 정의를 좋아하며 말을 살피고 얼굴빛을 보아서 생각하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명성이 있다는 것은 겉으로만 인을 취하면서 실제 행동은 인에 어긋나는 것인데, 스스로 어진 행동을 한다고 믿으며 자신의 잘못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나라에서 반드시 명성이 알려지고 집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알려진다.”라고 하셨다.
子張問士何如라야 斯可謂之達矣라이릿고 子曰何哉爾所謂達者오 子張
자장문사하여라야 사가위지달의라이릿고 자왈하재이소위달자오 자장
對曰 在邦必聞하며 在家必聞이니이다 子曰是聞也라 非達也로다 夫達
대왈 재방필문하며 재가필문이니이다 자왈시문야라 비달야로다 부달
也者는 質直而好義하며 察言而觀色하며 慮以下人하나니 在邦必達하며
야자는 질직이호의하며 찰언이관색하며 여이하인하나니 재방필달하며
在家必達이니라 夫聞也者는 色取仁而行違하고 居之不疑하나니 在邦必
재가필달이니라 부문야자는 색취인이행위하고 거지불의하나니 재방필
聞하여 在家必聞이니라
문하여 재가필문이니라
통달하려면 기본적인 본바탕이 바르고 정의를 좋아하며 인성이 반듯해야 한다. 인격을 바탕으로 인기가 있어야 통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말을 가려서 하고 생각도 깊게 하며 겸손해야 정말 통달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 중에도 인기만 믿고 겸손하지 않다가 추락하는 사람이 많다. 인격과 인기 중에서 인격이 먼저다. 혹 인기를 얻은 사람도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 인격과 인격을 갖춘 통달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행실이 바르고 반듯하여 남이 인정하면 명성은 저절로 난다. ‘인플루언서’는 인터넷이나 SNS에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유명한 사람을 말한다. 이런 ‘영향력자’ 중에서도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이 많다. 베스트셀러와 베스트북은 다르고 유명인과 좋은 사람은 다르다. 인격과 인기가 일치해야 통달한 사람이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
번지가 공자를 따라 기우제 지내는 무우 아래에서 노닐다가 여쭙기를, “외람되오나 덕을 숭상하고 간특한 것을 다스리는 일, 미혹한 것을 분별하는 방법을 감히 여쭙습니다.”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기를, “참 좋은 질문이구나. 일을 먼저 하고 성과는 나중에 생각한다면 덕을 높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자기의 악한 것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의 악한 것을 책망하지 아니하는 것이 사특한 것을 수양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한순간의 분노로 자기 자신을 잊고 어버이에게 화를 미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미혹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하셨다
樊遲從遊於舞雩之下러니 曰敢問崇德修慝辨惑하노이다 子曰善哉라 問
번지종유어무우지하러니 왈감문숭덕수특변혹하노이다 자왈선재라 문
이여先事後得 非崇德與아 攻其惡하고 無攻人之惡이 非修慝與아 一朝
이여선사후득 비숭덕여아 공기악하고 무공인지악이 비수특여아 일조
之忿으로 忘其身하여 以及其親이 非惑與아
지분으로 망기신하여 이급기친이 비혹여아
요즘은 일을 하기 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한다. 이미 검증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이룬 일의 성과를 알기 때문에 대가를 먼저 상정하고 계약을 한 후 일을 한다. 이러한 것은 이미 그 사람을 많은 일을 했고, 성과를 달성했다. 그래서 상대방은 믿고 책임을 다해주길 바라며 계약서를 쓰고 일을 맡긴다. 공자가 말한 “일을 먼저 하고 얻는 것은 나중에 생각한다면 덕을 높이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는 말도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검증을 할 정도로 일을 하고 나중에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바라는 것이 도리라는 말이다. 또한 동기를 먼저 생각하고 결과를 생각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동기를 가지고 일을 해야지 결과를 먼저 챙긴다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좋은 동기가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이 최선이다.
남 탓을 하지 않고 자기 책임을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허물이나 단점을 말하지 않는 것은 덕을 쌓는 데 정말 중요하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남의 허물을 말하기 전에 자신의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욱하는 성질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운전하다가 보복 운전하는 사람들,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갑질을 하는 사람들, 화를 참지 못해 사람을 해치는 사람 등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어버이에게 화가 미친다. 멸공놀이 하다가 주식을 하루 아침에 2200억 날리는 사람도 있다. 욱하면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