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5】 356/498 위기지학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날 배우는 사람은 자기 수양을 위해 공부를 했는데, 오늘날 배우는 사람은 남에게 알리기 위해 공부를 한다.”라고 하셨다.
子曰 古之學者 爲己러니 今之學者 爲人이니라
자왈 고지학자 위기러니 금지학자 위인이니라
위기(爲己)는 이기주의와는 다르다. 자신을 위한다는 것은 자기 수양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기주의는 자신만을 위하는 사람이다. 위인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은 자기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잃고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남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과 남을 배려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주체성을 가지고 남을 배려하는 것은 맞지만 나의 주견 없이 남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은 허무한 삶이다.
오늘날 사회관계망(SNS)이 발달하여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사람이 많다.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많은 기록을 남긴다. 항상 밝고 행복한 표정과 여유로운 삶을 찍어 보여주는 모습이 가득하다. 정말 그러한 모습이라면 상관없지만 애써 보여주기 위해 기록하는 것은 진짜 행복이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서 잠시나마 행복할 수 있지만, 굳이 일부러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남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써 노력하거나 집착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원래의 모습 그대로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기록에 남기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도 있다. 표정을 억지로 꾸미거나,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는 것이 더 멋있다. 진정한 행복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있다. 위인지학이 아니라 위기지학은 오늘날에 꼭 필요한 삶의 지침이라 생각한다.
거백옥이 사람을 보내 공자에게 문안을 드리거늘 공자 더불어 앉아서 묻기를, “그분은 무슨 일을 하느냐.”라고 하시니 대답하기를, “그분은 그 허물을 적게 하려고 하시지만 아직은 능하지 못합니다.”라고 하였다. 사자가 나가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참으로 훌륭한)사자로다! (참으로 훌륭한)사자로다.”라고 하셨다.
蘧伯玉이 使人於孔子어늘 孔子與之坐而問焉曰 夫子何爲오 對曰 夫子
거백옥이 사인어공자어늘공자여지좌이문언왈 부자하위오 대왈 부자욕
欲寡其過而未能也로이다 使者出커늘 子曰 使乎使乎여
과기과이미능야로이다 사자출커늘 자왈 사호사호여
타인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본심을 헤아려 적확하게 표현해 주는 사람은 정말 현명한 사람이다. 거백옥의 심부름꾼은 정말로 훌륭한 사자이다. 자신이 모시는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 적확한 표현을 하여 모시는 사람을 더욱 빛나게 해 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허물이 많은데 그 허물을 적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면 얼마나 훌륭한 삶인가. 이러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남의 마음을 이렇게 깊이 헤아려 좋은 이야기를 타인에게 들려주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흐뭇하고, 뭉클하다. 거백옥의 사자는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정사를 도모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셨다.
子曰 不在其位하야는 不謀其政이니라
자왈 부재기위하야는 불모기정이니라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와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감시는 깨어 있는 시민의 의무와 책임이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내 삶에 대한 무관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을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정치에 대하여 알 필요가 없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고, 발전적 대안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분수에 넘치게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고 다른 부서의 일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고전을 읽을 때는 당대의 가치를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데, 글자나 자구에 얽매여 본질을 놓치는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