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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157]

【17-19】 452/498 무언의 가르침

by 백승호

【17-19】 452/498 무언의 가르침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하니 자공이 말했다. “선생님께서 만일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면 저희는 어떻게 기록하여 도를 계승하겠습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 그래도 사계절이 운행하고 만물이 생겨나지만, 하늘이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라고 하셨다.

子曰予欲無言하노라 子貢曰子如不言이면 則小子何述焉이리잇고 子曰

자왈여욕무언하노라 자공왈자여불언이면 즉소자하술언이리잇고 자왈

天何言哉리오 四時行焉하며 百物 生焉하나니 天何言哉리오

천하언재리오 사시행언하며 백물 생언하나니 천하언재리오


【해설】

자공은 언변이 뛰어나고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총기 있고 눈치 빠른 제자였다. 공자는 이러한 제자에게 말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하늘의 운행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모든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공자께서도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스스로 배우고 깨우쳐 나가길 바란 것이다. 특히 제자 자공이 공자의 행동을 보고 스스로 깨우쳐 나아가길 바란 것이다.


【17-20】 453/498 거절을 슬기롭게 하는 방법

(노나라 사람) 유비가 공자를 뵙고자 하니, 공자께서 아프다며 사양하시고, 말 전달하는 자가 문을 나가니 비파를 가져와 노래를 불러서 그가 듣게 하셨다.

孺悲欲見孔子어늘 孔子辭以疾하고 將命者 出戶어늘 取瑟而歌하여 使유비욕견공자어늘 공자사이질하고 장명자 출호어늘 취슬이가하여 사之聞之하시다

지문지하시다


【해설】

유비라는 노나라 임금의 신하가 공자에게 예의를 배운 일이 있었다. 그런데 유비가 예의를 지키지 않은 일이 있어서 공자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유비를 만나주지 않았다. 공자는 그의 잘못을 깨우쳐 주려고 비파를 타고 노래를 불러 거절을 한 것이다.

유비가 눈치 있는 사람이면 공자의 이러한 태도를 금방 이해하고 깨달았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아도 그 사람의 속마음을 잘 헤아려야 한다. 공자는 유비에게 가르치지 않고 행동으로 느끼게 했다.


【17-21】 454/498 3년 상의 의미

재아가 여쭙기를, “삼 년의 상은 기간이 너무 긴 것 같습니다. 군자가 삼 년을 예를 하지 않으면 예절이 반드시 무너질 것이고, 3년 동안 음악을 익히지 않으면 음악이 반드시 허물어질 것입니다. 묵은 곡식은 벌써 다 없어지고 새 곡식은 이미 익었으며, 불씨 만드는 불쏘시개 나무도 새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니 일 년으로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부모의 상을 당하고 쌀밥을 먹고 비단옷을 입는 것이 그대의 마음에 편안하냐?”라고 하시 재아는 “편안합니다.”라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그대가 편안하게 여긴다면 그렇게 하려무나. 군자가 부모상을 당하면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달지 않으며, 즐거운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거처하는 곳이 편안해도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인데 지금 그대가 이런 것을 마음 편안하게 여긴다면 그대의 마음대로 하려무나”라고 하셨다. 재아가 밖으로 나가니 공자께서 이런 말씀하셨다. “재여는 인덕이 없는 사람이구나. 자식이 태어난 지 3년이 되어야만 부모의 품을 벗어나게 되니 (그러한 이유가 있어서 부모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삼 년 상을 하는 것은 천하 사람들의 공통된 상례 기간인데, 재여는 부모에게 3년 동안의 사랑을 받았을까.”라고 하셨다.


宰我問 三年之喪은 期已久矣로소이다 君子三年不爲禮면 禮必壞하고

재아문 삼년지상은 기이구의로소이다 군자삼년불위례면 예필괴하고

三年不爲樂이면 樂必崩하리다 舊穀旣沒하고 新穀旣升하며 鑽燧改火하

삼년불위악이면 악필붕하리다 구곡기몰하고 신곡기승하며 찬수개화하

나니 期可已矣로소이다 子曰食夫稻하며 衣夫錦이 於女安乎아 曰安하

나니 기가이의로소이다 자왈식부도하며 의부금이 어여안호아 왈안하

이다 女安則爲之하라 夫君子之居喪에 食旨不甘하며 聞樂不樂하며 居

이다 여안즉위지하라부 군자지거상에 식지불감하며 문악불락하며 거

處不安이라 故不爲也하나니 今女安則爲之하라 宰我出커늘 子曰予之不

처불안이라 고불위야하나니 금여안즉위지하라 재아출커늘 자왈여지불仁也

여 子生三年然後免於父母之懷하나니 夫三年之喪은 天下之通喪也

인야여 자생삼년연후면어부모지회하나니 부삼년지상은 천하지통상야

니 予也有三年之愛於其父母乎아

니 여야유삼년지애어기부모호아


【해설】

재여는 자유분방한 신세대였다. 이러한 자유분방한 재여가 스승 공자에게는 마음 쓰이는 제자였다. 전에도 낮잠을 자다가 꾸지람을 듣기도 했고, 이번에는 상례를 1년만 하고 그만두려고 한다. 요즘은 3일 장례를 치르고 나면 탈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모님에게 은혜를 입은 3년 동안을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자식 된 도리이다. 예절은 시대에 따라 형식은 바뀌지만, 본질적인 뜻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이를 잘 헤아려 간직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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