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컵 사우디전을 보고
1. 새벽의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사우디는 아시안컵 3회 우승한 전력을 가진 강팀이다.
사우디를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4-2로 이겼다.
승리의 기쁨보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손흥민의 태도가 더 흐뭇했다.
사우디 만치니 감독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고
손흥민은 사우디 골키퍼를 위로했고, 골을 넣지 못한 사우디 선수를 꼭 껴안았다.
사우디 선수들은 줄줄이 손흥민 선수에게 다가와 안겼고
손흥민은 그들의 등을 두드리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이어 손흥민은 관중석으로 가서 사우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손흥민에게 야유를 보내던 사우디 관중들도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사우디 SNS에서는 ‘한국인 손흥민을 존경한다'는 포스팅이 퍼졌다고 한다.
오랜만에 겨루기의 멋진 모습을 본다.
2. 스포츠는 검투사형 경쟁이 아니고 싸우거나 다투는 것이 아니다.
검투사형 경쟁은 목숨을 떼어 놓을 마음으로 맞서 싸우는 것이다.
다투는 것은 목숨을 거는 정도는 아니지만 치열하게 맞서는 콩쿠르를 말한다.
겨루는 것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3. 공자는 “군자는 다투는 일이 없으나, 반드시 활쏘기에서는 겨룬다.
읍하고 사양하면서 당에 오르고 내려와서 지면 술을 마신다.”라고 했다.
활쏘기는 남을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진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은 술을 권하고 위로하며 분발하도록 권하는 술이다.
승자와 패자가 따로 없는 활쏘기는 진정한 경쟁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4. 공자가 활쏘기를 군자의 다툼이라 한 것은 활쏘기는
남과 겨루어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과 겨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활쏘기는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실력으로 화살을 과녁으로 쏘고 과녁에 맞은 것으로 점수를 매긴다.
바람과 기온 등 날씨라는 외부의 영향이 있지만
자신의 경험과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자신의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과녁 근처에 부는 바람을 헤아려 활을 쏜다.
모든 것이 오로지 자신에게 달려있고, 그 결과도 자신의 책임이다.
이러한 활쏘기는 과정과 결과에 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5. 살아가다 보면 남과 다투고 경쟁을 하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경쟁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극복해야 한다.
힘과 슬기를 다하여 서로 이기려고 맞서는 것을 겨룬다고 한다.
다툼은 목숨과 관계없이 말로써 서로 겨루는 것을 말하고,
싸움은 목숨을 걸고 힘과 슬기로 겨루는 것을 말한다.
군자는 서로 겨루기는 하지만 꼭 필요할 때 다투고
목숨을 해치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6. 요즘은 경쟁을 할 때 서로 죽을 때까지 검투사처럼 싸운다.
오로지 승리가 지상 최고의 목표가 되었다.
활을 쏘는 데 과녁까지 뚫어버린다.
상대방이 쓰러지면 짓밟고 아예 회복불능으로 만들려고 한다.
활을 쏘면 과녁을 맞히면 되는데 과녁을 뚫을 기세다
과녁을 뚫는 것은 목적도 목표도 아니다.
과녁을 뚫지 않는 것은 사회적 합의이고 차마 하지 않는 금도이다.
이러한 것을 서로 지키는 것이 사회의 품격이다.
7. 품격을 지키면서 목적과 목표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함께 빛나는 승리를 이룰 수 있다.
품격을 잃지 않고 서로 배려하면서 승리를 해야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무조건 남을 이기고 승자 독식하는 것이 승리가 아니다.
사회적 합의와 상식을 깨고 과녁을 뚫어서 비굴하게 승리하는 것은 바른 도리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나친 경쟁과 승자독식 사회가 되면서
상식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8. 서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무시하는 사회가 되어
날이 갈수록 삶의 품격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보여준 품격과 배려는
진정한 승리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
9. 패자를 배려하는 것이 승자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보다 중요하고
마음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더욱 빛나게 한다.
손흥민의 멋진 품격과 태도는 모두의 마음에 따뜻한 감동을 주었고
샛별처럼 눈부신 빛을 발했다.
손흥민의 태도와 품격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