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8】34/498 언행 ~【02-20】 36/498 백성을 대하기
자장이 (벼슬을 하여) 녹을 구하는 것을 배우려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많이 들어서 의심하는 것을 확실하게 알 때까지 비워두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하면 허물이 적다. 많이 보아서 확실하지 않은 (문제점 있는)위태로운 것은 남겨두고, 그 나머지만 조심스럽게 행하면 뉘우침이 적을 것이다. 자기가 한 말에 허물이 적으며 자기가 한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녹이 그 가운데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張이 學干祿한대 子曰 多聞闕疑요 愼言其餘則寡尤며 多見闕殆요
자장이 학간록한대 자왈 다문궐의요 신언기여즉과우며 다견궐태요
愼行其餘면 則寡悔니 言寡尤하고 行寡悔면 祿在其中矣니라
신행기여면 즉과회니 언과우하고 행과회면 녹재기중의니라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은 이미 지난 일을 후회하며 가정해서 하는 말이다. 사람이 완벽하고 완전하다면 이러한 후회는 하지 않겠지만 불완전한 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어찌할 수 없다. 다만 후회를 덜 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드라마 <빈센조>에서 빈센조(송준기)는 “후회는 현실에서 겪는 지옥”이라고 했다. '후회'는 지난날에 한 언행을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했더라면 겪지 않을 고통이다. 후회는 일이 일어난 후 가정을 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즉, 사후 가정 사고이다. 후회는 항상 과거로 돌아가 그때 알았다면, 그때 말했더라면, 그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하는 뉘우침이다. 지나간 일은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자는 사후 가정이 아니라 사전 예방을 중시한다. 확실하게 모르면 그 모르는 부분은 모른다고 해야 한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여 말하다가 망신당한다. 확실하게 알면 말하고 행동해야 하고 확실하게 모르거나 미심쩍은 것은 빼고 말하거나 행동해야 후회가 적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배움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후회를 하지 않은 데 필요하다. 현실에서 겪는 지옥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말이다. 남의 말을 옮기는 것, 어설프게 주워들은 것(도청도설)을 말하지 말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확실하게 아는 것만 말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신뢰를 얻은 사람은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고 부와 명예를 얻을 것이다. 공자는 부와 명예를 얻은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조선 지식인의 말하기를 정리한 책이다. 정약용, 박지원, 최한기, 홍석주, 이덕무 등 말에 대한 옛사람의 뼈 때리는 충고가 담겨있다.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 말고,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말을 할 때 몸을 흔들거나 머리를 흔들지 말라”, “칭찬이 지나치면 아첨에 가깝고, 비평이 지나치면 헐뜯음에 가깝다.” “말이 너무 가벼우면 체통을 잃고, 말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오만해 보인다” 등 말의 중용을 잘 말하고 있다. 동양인의 말하기는 중용 철학을 잘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문화는 관계의 문화이다.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은 그 관계가 평화롭게 유지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늘 신중하게 언행을 하고, 관계가 멀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말을 한다. 말이 나를 죽이고 살리기도 하며, 말이 다른 사람을 죽이고 살리기도 한다. 말이 빛이 되고 말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노나라 임금)애공이 물어 말하기를,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라고 하시니 공자 대답하시길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정직하지 못한 사람 위에 임명하면 백성들이 복종할 것이요,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기용하여 정직한 사람 위에 임명하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哀公이 問曰何爲則民服이니잇고 孔子對曰 擧直錯諸枉이면 則民服하고
애공이 문왈하위즉민복이니잇고 공자대왈 거직조제왕이면 즉민복하고
擧枉錯諸直하면 則民不服이니이다
거왕조제직하면 즉민불복이니이다
“인사만사(人事萬事)”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어떤 인재를 쓸 것인가? 인재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공자님은 인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중 ‘정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직은 인성 중 최고 덕목이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 타인에게 정직한 사람은 신뢰를 할 수 있다.
“인간의 천성은 원래 정직한 것이다. 정직하지 않고도 생존한 이는 요행히 형벌을 면한 것뿐이다”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정직해야 생존할 수 있다. 정직한 사람이 윗자리에 있으면 사사로운 욕심이 적고 공명정대하게 일을 한다. 그래서 아랫사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그것을 드러내 주고 아랫사람의 장점을 살려준다. 반대로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윗자리에 앉으면 사사로운 욕심으로 가득하여 조직 전체가 망가진다. 정직하지 않고 거짓말은 하면 먼저 거짓말하는 사람이 몹쓸 사람이 된다. 자신이 정직하게 노력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는 마음 때문에 남을 속이는 거짓말을 한다. 힘들고 어려운 것을 이겨내고 정직하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는 보람인데, 노력하지 않고 거짓말로 남을 속여 쉽게 얻으려고 하는 것은 삶의 보람을 스스로 걷어차는 것이다. 남을 이기려고 거짓말로 남을 속이거나 제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패거리를 만들고 집단끼리 싸우면 사람들은 공정성을 의심하고 사회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정직한 사람이 인정받고 승진하며 성공하는 사회, 정직한 사람이 부와 명예를 얻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행복한 사회이다.
(공자가 68세에 노나라로 돌아왔을 때 최고 권력자인 계환자 아들인) 계강자가 묻기를, “백성들로 하여금 윗사람을 공경하고 나라에 충성하며 제 일에 부지런하게 노력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하니 공자 말씀하시길, “백성들에게 대하기를 정중하게 하면 사람들이 공경하게 대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녀들에게 자애롭게 대하듯 백성들을 사랑하면 백성들이 충성할 것이고, 착한 사람을 추천하여 등용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가르치면 백성들은 제 일에 부지런히 힘쓸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季康子問使民敬忠以勸인댄 如之何잇고 子曰 臨之以莊則敬하고 孝慈則 계강자문사민경충이권인댄 여지하잇고 자왈 임지이장즉경하고 효자즉 忠하고 擧善而敎 不能則勸이니라
충하고 거선이교 불능즉권이니라
가정이 편안하면 모든 바깥일이 힘들어도 참고 극복할 힘이 생긴다. 하지만 가정이 편안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힘들다. 부모님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모시고, 자녀들을 사랑으로 잘 헤아려 공감과 배려를 하면 집안이 편안할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미루어 부모님과 자녀를 대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고 함부로 갑질 하지 않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사람들이 저절로 따를 것이다. 그리고 착한 사람을 등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착한 사람은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위하는 사람이다. 착한 사람이 많아야 조직이 건강하다. 착한 사람들은 남의 공을 가로채거나 남이 잘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늘날은 개인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정구현 소장은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영』이라는 책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한다. 기업은 공동체를 위해 환경보고, 정도경영,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나 투자자는 기업의 착한 경영활동을 보고 구매하고 투자하는 사회가 되었다.
기업은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이나 자선 활동에 돈을 기부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야 이미지가 좋아진다. 기업은 기업에 이윤을 준 소비자나 전체 사회에 편익을 제공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도 있다.
물론 기업은 이윤을 얻기 위해 생산 활동을 하는 조직이고, 기업가는 가능한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하려 하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한 생산과 판매의 과정에서 노동자와 소비자, 그리고 거래 기업 및 경쟁 기업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만일,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러한 기업은 사회로부터 외면당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기업 윤리를 준수할 때,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기업의 신용과 명성이 높아짐으로써 기업의 이윤 추구에도 유리한 결과를 낳는다. 착한 것이 공정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사회가 투명해지고 있다. 착한 개인과 착한 기업이 더 유리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