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논어읽기16]

【02-21】 37/498 정치 기본 【02-22】 38/498 신뢰자본

by 백승호

【02-21】 37/498 효와 우애는 정치의 기본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말하기를 “선생께서는 왜 정치를 하지 않습니까?” 하니 공자 말씀하시길 “ ‘『서경』에 이르길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롭게 대하고 정치에 이것을 베풀어라’라고 했으니 이것이 정치를 하는 것과 같은데 어찌 꼭 정치를 해야만 정치를 하는 것이라 하겠는가?”라고 하셨다.


或謂孔子曰子는 奚不爲政이시니잇고 子曰 書云孝乎惟孝하며 友于兄弟

혹위공자왈 자 해불위정이시니잇고 자왈 서운효호유효하며 우우형제

하여 施於有政이라하니 是亦爲政이라 奚其爲爲政이리오

하여 시어유정이라하니 시역위정이라 해기위위정이리오


【해설】

유교의 윤리는 자연스러운 것을 중시한다. 천도를 중시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아주 많이 잘해주고 좀 덜 가까운 사람에게 그다음으로 잘해주고 좀 먼 사람은 아주 가까운 사람보다는 덜 신경을 쓴다는 친친지쇄(親親之殺)의 윤리이다. 낚싯대를 잡으면 손 가까운 곳은 힘이 더 가고 먼 곳은 힘이 덜 미치는 것과 같다. 전파도 가까운 곳는 잘 전달되고 멀면 조금 덜 전달되는 것과 같다. 가까운 부모님, 형제, 자식들에게 잘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 잘하면 그것이 정치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공자님이 말씀한 “가까운 사람이 기뻐하면 먼 사람이 온다(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는 것과 같다.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을 예전에 알고 지내는 친구보다 더 친절하게 대하면 가까운 친구는 멀어진다. 이러한 논리를 생각하면 유가의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도 쉽게 이해가 된다. 자기 집안이 편안하게 하면 각 집안마다 평온하고 세상이 평온하다는 논리이다.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사람도 기뻐한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면 정치를 한다고 집안을 돌보지 않아 자식과 배우자가 외롭고 불행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 밥 챙기고 봉사활동한다고 바깥일을 하면서 자기 집안의 가족들이 밥을 먹지 못하면 안 된다. 정치를 꼭 해야만 정치가 아니라 가까운 사람에게 잘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다.



【02-22】 38/498 신뢰자본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이 신뢰가 없다면 그 사람이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없어 그 사람을 인정할 수가 없다. 이는 큰 수레에 바퀴 축이 없고 작은 수레에도 연결축이 없으면 수레를 어떻게 운행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子曰 人而無信이면 不知其可也니라 大車無輗하며 小車無軏이면 其何자왈 인이무신이면 부지기가야니라 대거무예하며 소거무월이면 기하以行之哉리오

이행지재리오


【해설】

‘인의예지신’ 오상(五常) 중에서 중심은 신(信)이다. 개인의 중요한 덕목도 신의고 기업활동의 핵심도 신의이다. 국가를 운영할 때도 신의가 제일 중요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 믿을 수 있는 기업, 믿을 수 있는 국가. 믿을 수 있다는 것은 예측 가능한 것이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러한 불완전을 완전하게 바꾸어 주는 것이 신뢰다. 사람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약점이 있고 단점도 있다. 이러한 약점이나 단점을 드러내도 그것을 서로 인정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신뢰이다. 약점이나 단점을 말해도 그것을 악용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것이 믿음의 바탕이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은근하게 흘리거나 드러내어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거나 남을 비방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인 중에는 뒤통수치는 사람이 있다.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을 지키고, 서로 결별하더라도 남 탓하지 않는 품격 있는 사람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다.

요즘은 신뢰가 자본이라는 ‘신뢰자본’을 많이 강조한다.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을 하려면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서로 신뢰하지 못하면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신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사회도 신뢰가 있어야 한다. 카페나 탁자 위에 노트북, 휴대폰을 놔두고 화장실에 가더라도 그대로 있는 나라. 길거리에 지갑이 떨어져도 찾을 수 있는 나라! 가게에 우산을 두고 가더라도 다음날 가면 있는 나라!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은 신뢰자본의 중요성과 의미를 말했다. “사회에서 신뢰도가 10%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이 0.8% 올라간다고 한다. 2020년 우리나라의 GDP가 1천898조였는데 이 금액의 0.8%면 GDP 1조 5천억 원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한다. 신뢰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다. 태평성대였다는 요순시대에는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도불습유(道不拾遺)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카페에서 노트북을 책상 위에 놓아두어도 잘 가져가지 않는다.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 선진국이 되었다. 신뢰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를 더욱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바탕이다.


좋은 책 : 박태웅 지음 『눈 떠보니 선진국』

이 책은 GDP 세계 9위, 대한민국은 정말 선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관료제의 변화, 정보공개, AI 시대의 교육 등에 대하여 말한다. BTS는 한국어로 부른 노래로 빌보드 1위를 거뜬히 해낸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는 로컬이잖아”라고 말하며 천연덕스럽게 감독상과 작품상을 포함해 4개의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K-방역은 세계를 선도한다. 바이든을 비롯해 선진국의 많은 지도자들이 한국을 본받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의 경제규모(GDP 기준)는 세계 9위로 올라섰고, 우리 앞에는 이제 여덟 나라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다 보면 선진 국민이 되는 기분이다.

이 책 38쪽~ 39쪽에 신뢰자본을 언급하고 있다. “한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게 바로 ‘신뢰 자본’이다. 선진국과 중진국을 가르는 결정적인 ‘절대반지’. 거의 대부분의 승객들을 아주 편하게 하는 대신에, 발각된 무임승차자에게는 엄벌을 함으로써 우리는 이 반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사전 규제는 과감히 풀되, 징벌은 눈이 튀어나올 만큼 과감히 하자. 서울역과 지하철은 우리 사회에서도 이것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실증한다. 죄를 짓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비용을 물릴 게 아니라, 죄를 지은 몇몇 특히 화이트칼라 엘리트들에게 허리가 부러질 정도의 징벌적 배상제를 하자. 이게 우리 사회에 쌓인 신뢰 자본을 제대로 활용하는 길이다. 신뢰 자본을 제대로 쓰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02-23】 39/498 뿌리 깊은 나무

자장이 묻기를 “열왕조의 300년 뒤의 일을 미리 알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은나라는 하나라의 예법을 그대로 계승하였으니 두 나라를 상세히 고찰하면 더하고 덜한 것을 알 수 있으며, 주나라는 대체로 은나라 예법을 계승하였으니 더하고 덜한 것을 알 수 있다. 혹시 주나라의 예법을 계승하는 자가 있다면 백세대가 지나도 알 수 있다.”라고 하셨다.


子張問 十世可知也잇가 子曰 殷因於夏禮하니 所損益을 可知也며 周因

자장문 십세가지야잇가 자왈 은인어하례하니 소손익을 가지야며 주인

於殷禮하니 所損益을 可知也니 其或繼周者면 雖百世라도 可知也니라

어은례하니 소손익을 가지야니 기혹계주자면 수백세라도 가지야니라


【해설】

주(周)나라는 정치와 제도를 잘 정비한 나라이다. 공자는 이러한 주나라를 늘 동경하고 본받고자 했다. 덕치와 예(禮)로써 모든 것이 정비된 나라. 백성과 신하, 왕이 도덕과 예의를 중시하며 평화를 중시하며 사람을 먼저 생각했던 이상 국가가 주나라이다. 공자는 이러한 주나라의 이상적 모습이 노나라에도 적용되길 바라는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가의 본질과 역할은 같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가는 민주와 자유를 지키고 복지를 실현하여 국민이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훌륭한 문화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정신적 풍요로움도 느끼게 해야 한다.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은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이어진다. 용비어천가에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다.”라고 했다. 유서가 깊고 품격 있는 문화강국은 오래간다.



【02-24】 40/498 제사 예의와 정의를 실현하는 용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제사를 지내지 않아도 될 귀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이 아첨하는 것이고, 정의를 보고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曰 非其鬼而祭之는 諂也요 見義不爲 無勇也니라

자왈 비기귀이제지는 첨야요 견의불위 무용야니라


【해설】

춘추시대 공자가 살았던 당시에는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제사를 주관하는 명분과 예의가 지켜지지 않았다. 신흥귀족 세력은 자신의 권력과 힘으로 분수에 넘치는 제사를 마음대로 지냈다. 그래서 제사를 지내야 할 상황이 아닌데 제사를 함부로 지내는 것을 아첨이라 한 것이다. 섬겨야 할 사람을 섬기는 것은 당연하다 옳은 것이다. 하지만 섬기지 않아도 될 것을 섬기는 것이 아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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