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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y 10. 2024

[중용 47. 중용은 행복한 삶의 바탕]

-김민기의 <그 사이>를 생각하며 

【33-05】 129/130 드러내지 않아도 본받는 덕

《시경》 말하길

“드러내지 않은 그윽한 덕을 여러 제후들이 본받는구나!.”라고 했다. 그러므로 군자가 공손함을 돈독히 하여 천하가 태평스로워 진다.

詩曰不顯惟德을 百辟其刑之라하니 是故로君子는 篤恭而天下平이니라 

시왈불현유덕을 백벽기형지라하니 시고로군자는 독공이천하평이니라     


【해설】

 군자는 늘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군자의 그윽한 덕을 여러 제후들이 본받는다. 훌륭하고 좋은 덕을 가진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본받고 자신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앞에서 나서서 드러내거나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조금만 무슨 일을 하면 온갖 생색을 다 내고 자기 자랑과 공치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조용히 뒤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의 공을 잊는 것 같지만 알고 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멋있다. 이처럼 좋은 덕은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온 세상이 평화롭고 행복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33-06】 130/130 넓고 깊은 바다와 넓고 맑은 하늘 같은 멋진 사람  

《시경》 말하길

“나는 밝은 덕을 중시하지 음성과 얼굴빛을 크게 여기지 않는다”라고 하였는데,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음성과 얼굴빛은 백성을 교화하는데 말단이다. 《시경》 말하길 ‘덕은 가볍기가 터럭과 같다.’라고 했다. 터럭도 오히려 비교할 만한 것이 있으니, ‘높은 하늘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라고 한 것이야말로 지극하구나!”     

詩云予懷明德의 不大聲以色이라하야늘 子曰 聲色之於以化民에 末也라하시니라 詩云德輶如毛라하니 毛猶有倫이어니와 上天之載 無聲無臭아至矣니라  

시운여회명덕의 불대성이색이라하야늘 자왈 성색지어이화민에 말야라하시니라 시운덕유여모라하니 모유유륜이어니와 상천지재 무성무취아지의니라     


【해설】

 사람은 늘 현상보다 본질을 중시하고 말단보다 근본을 중시해야 한다. 물론 현상이나 말단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두 가지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 중시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목소리와 표정은 본질이 아니고 밝은 덕이 본질이라는 말이다. 목소리는 경쾌하고 표정은 밝은 데 그것이 그것이 사람을 해치거나 괴롭히는 것이라면 어이가 없을 것이다. 말의 본질은 뜻과 생각이지 말투나 목소리가 아니다. 말의 윤리와 본질을 잘 헤아린 다음에 그것을 좋은 말투와 목소리에 담아야 말이 빛난다.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윤리를 정립하여 마음의 뼈대를 세우고, 좋은 뜻을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야 한다. 비록 가치관과 도덕이 드러나지 않아 가볍다고 하지만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자연은 위대하다. 하늘과 땅은 생명을 살린다. 하늘의 운행과 작용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지만 만물을 살리고 살아가게 한다. 우리도 위대한 자연처럼 끊임없이 정성을 다하여 인격수양과 학문탐구를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겉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며 나와 다른 사람을 살리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하늘과 땅의 도를 생각하여 삶의 준거로 삼아 실천하여 몸과 정신이 건강하고 사람과 행복한 관계를 맺어 공동체의 평화와 행복에 기여해야 한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용은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삶과 원리는 큰 변화가 없다. 인간은 생로병사하며 살아있는 동안 무욕과 욕망, 안정과 불안, 희망과 절망, 만남과 이별 등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마음의 중심을 잡고 치우치지 않는 것이 중용이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다. 이처럼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중용이다. 중용을 실천하여 생물학적 자아를 넘어 사회적 자아로 성장해야 의미 있는 삶이다. 고래가 바다에서 헤엄치고, 솔개가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른다. 넓고 깊은 바다와 넓고 맑은 하늘을 자유롭게 헤엄치며 나는 모습이 군자의 자유롭고 멋진 모습이 중용이 구현된 근사한 모습이다. 


아! 김민기

김민기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고 세상의 어둠을 비추어 밝게 했다.

"나는 뒷것이고, 공연자들은 앞것이야. 나를 자꾸 앞으로 불러내지 말라."

"내가 만든 노래가 아직도 울려 퍼지는 현실이 부끄럽다. 나는 내 노래가 필요 없는 시대에 살고 싶다."

2024년 3월 15일.

33년 동안 많은 공연으로 시대를 비춰주었고

수많은 가수와 배우를 성장하게 했던 극단 학전이 문을 닫았다. 

정부는 옛 학전 공간에 새 어린이극장 개관을 추진하며 ‘학전’이란 이름을 넣고자 했지만 

김민기는  “내가 뭐라고 이름을 남기겠나.”라고 했다고 한다. 

김민기의 노래를 듣고 살아왔다. 

<아침이슬> <상록수> <가을편지> <늙은 군인의 노래> <서울로 가는 길> <작은 연못> 등 

그의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새로운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 

그중에 <그 사이>를 참 즐겨 듣는다. 


김민기 <그 사이>


해저무는 들녘 밤과 낮 그 사이로 

하늘은 하늘따라 펼쳐 널리고 

이만치 떨어져 바라볼 그 사이로 

바람은 갈대잎을 살 불어가는데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따라 


해저무는 들녘 하늘가 외딴 곳에 

호롱불 밝히어둔 오두막 있어 

노을 저 건너의 별들의 노래소리 

밤새도록 들리는 그 곳에 가려네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따라 


노을 저 건너의 별들의 노래소리 

밤새도록 들리는 그 곳에 가려네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그 사이에 

열릴 듯 스쳐가는 그 사이따라 


해저무는 들녘 밤과 낮 그 사이에 

이리로 또 저리로 비켜가는 사이에 

비켜가는 그 사이에 비켜가는 사이에 

비켜가는 그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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