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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Oct 04. 2024

[두 글자로 보는 삶과 앎 29 가짜]

비슷한 것은 가짜다


그 해 그들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고

서로 그들은 가까워졌습니다.

자신들의 악행을 덮고 비밀로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비밀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가 늘어나고 부피를 더하여 봇물 터지듯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밤의 어둠 속에 묻혀있던 비밀도

찬란한 태양 아래서는 먼지보다 작은 것도 드러나는 법입니다.      

그들이 어두운 밤에 저질렀던 온갖 더러운 비리와 악행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요?     

지금 이준석 명태균은

국민을 상대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참말 속에 슬그머니 거짓말을 섞어 던져주고는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이니 찾아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많은 거짓말 속에

참말 하나를 던져주고 국민에게 찾으라며 우롱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론조사를 한 것이 아니고 여론조작을 했습니다.

그때 여론조사 과정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서명원 PNR 대표 인터뷰를 하면서 "인지도와 규모를 갖춘 여론조사기관이 아니었기에

'하우스 이펙트'(여론조사를 의뢰·수행하는 기관의 성향에 따라 결과에 편향성이 생기는 현상. 결국 여론을 오도할 수 있게 한다.)가 발생할 수 없는 여건인데, 굉장히 극렬하게 하우스 이펙트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그는 “붐업되는 게 결국에는 첫 스타트 때부터 계속해서, 제가 조작한 게 아니고, 이걸 계속 퍼다 나르고 늘리고 하고 하다 보니까, 점점 하우스 이펙트가 커진 거예요.”라고 했습니다.      


정민 교수는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생각을 맑게 한다는 제심징려(齊心澄慮)라는 글에 연암이 요술 구경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고  외물에 현혹되어 우왕좌왕 몰려다면 진실을 보지 못한다며 제심징려 하라고 합니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에서 요술 구경을 했다. 요술쟁이는 콩알만 하던 환약을 점점 키워 달걀만 하고 거위알만 하게 만들더니 장구만 하고 큰 동이만 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놀라 빤히 보는 중에 그것을 쓰다듬고 어루만져 잠깐 사이 손안에 넣고 손바닥을 비비니 그마저도 없어졌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논어에 공자가 말하기 "군자는 이치에 맞는 말로 속일 수는 있지만 터무니없는 말로 남을 속일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속이는 사람이 나쁜데, 그럴듯한 가짜에게 자꾸 속으면 속는 사람도 잘못입니다.



지난날의 여론조사의 문항설계, 집단표본, 조사시간 등이 적절하고 적법했는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들은 공표하지 않은 여론을 자체 조사하여

인지도와 관심을 끌어올린 다음,

정식 여론조사 기관 의뢰하여 유리한 조사 결과 언론에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거대 언론사를 통해 공표하고

다시 여론조사를 하여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대세를 굳히고 당선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여론조작으로 당선이 되었다면 탄핵은 물론이거니와 당선무효입니다.      


그들은 여론을 조작했고 언론은 뻥튀기를 했습니다.

그들은 말을 할 때 참과 거짓을 섞어서 말을 합니다.

가짜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법입니다.

거짓이 들통이 나면 요설과 장광설로 덮거나

요란하고 현학적이며 말 같잖은 말로 꾸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갑니다.                

그들은 여론을 조작하여 국민을 속였고

국민은 그럴듯한 가짜에게 속았습니다.

 


이탁오 동심설童心說에     

“어찌 가짜 사람이 거짓말을 말하고

거짓 일을 일삼으며

거짓 글을 짓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개 그 사람이 이미 가짜고 보면 거짓되지 않은 바가 없다.

이로 말미암아 거짓말을 가지고

가짜 사람과 말하면 가짜 사람이 기뻐하고

거짓 일로 가짜 사람과 가짜 사람과 말하면 가짜 사람이 기뻐하며,

거짓 글로 가짜 사람과 이야기하면 가짜 사람이 기뻐한다.

어디를 가도 가짜 아닌 바가 없고 보면 기뻐하지 않는 바가 없게 된다.

온통 전부가 가짜고 보니 난쟁이가 어찌 진짜와 가짜를 변별할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이 나옵니다.      


예전에 이 글 중에

“대개 그 사람이 이미 가짜고 보면 거짓되지 않은 바가 없다.”라는 부분을 읽으며

조금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데

거짓말을 하는 존재를 부정하는 말이라 지나친 말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사람이 가짜인데, 그가 하는 말이 진짜일리 없습니다.      


모동심이(貌同心異)라는 말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속은 다른 것을 말하는데

사이비 가짜를 말합니다.  

아무리 외모 성형을 하고 꾸며도 본바탕인 심성은 바꿀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오드리헵번을 흉내 내고 비슷해 보이려 해도 가짜입니다.

아무리 비단주머니 운운하며 뭔가 대단한 계책이나 지략이 있는 책략가 흉내를 내려해도 가짜입니다

대선 당시 'Sternstunde(슈테른슈 튼데)''별의 순간'이라며 추켜 세운 한 말도 가짜입니다.

시세에 영합하여 권력과 명예를 탐하고 부귀영달을 꾀하면서 뒤로는 여론조작을 일삼고

온갖 구린 짓을 서슴지 않는 쓰레기보다 못한 인간들입니다.

앞으로는 온갖 아름다운 말로 포장하면서도 뒤로는 흉악한 짓을 하는 자들이라

승냥이 이리도 가증스러워 물고 가지 않을 위선자입니다.

언론은 한술 더 떠 “범내려 온다”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그는 종이에 그린 고양이였고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부리듯 다른 이가 호가호위(狐假虎威)하고 있습니다.

연암 박지원의 호질에 나오는 위선자 북곽선생과

실제로는 음란하면서 온갖 분칠을 하여 꾸며 열녀로 추앙받는 위선자 동리자 같습니다.

가짜들이 진짜와 비슷해지려고 해 봐야 가짜입니다.

비슷한 것은 가짜라는 말이 사이비(似而非)입니다.

사이비! 비슷한 것은 가짜입니다.


     

그들이 누리려는 권력은 허망하기 그지없거늘

거품 같은 권력을 누리려는 짓거리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여름날 소나기 내려 길 위에 일시적으로 물이 고여 있는 곳에 모인 개구리 같습니다.

누가 보아도 금방 사라질 물이라는 것을 아는데

권력에 눈먼 자들은 근원 없는 물을 바다로 착각합니다.

연암 박지원의 ‘주공탑명’에 비유한 지황탕 위의 잠시 끓어오르다 스러져 버리는

거품방울 같은 권력에 눈먼 가짜 사람들!           



김애란은

"아이들은 성장하며 거짓과 진실을 삼키고 내뱉으며 나아가기도 한다는데,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헤매면서도 아이들은 끝없이 나아간다"라고 하는데,

그들은 진실은 파묻고 거짓을 내뱉으며 소중한 것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요?     


김애란은 <이 중 하나는 거짓말> 작가 사인본에 이렇게 썼습니다.

“어떤 거짓은 용서해 주고 어떤 진실은 조용히 승인해 주는 작은 기적처럼”     


우리는 그들이 거짓과 위선을 어느 만큼 용서해주어야 할까요?

용서는 반성을 하는 사람에게 해 주어야 하는데

거짓을 변명하고 덮으며 조작하고,  더 뻔뻔하고 당당하게 굴면서

철면피를 들이미는 저들을 어떻게 용서해야 할까요?

그들에게 용서는 과분하지 않을까요?

     

김애란은

“삶은 가차 없고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입힐 테지만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남기고,

의미 있는 이야기 속에 머물다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의미 있는 이야기.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우선 비슷한 것은 가짜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마지막 좋은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다시 도적떼 가짜를 몰아내기 위해 횃불을 들어야 할까요?


가짜로 권력을 훔친 도적떼가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정약용, '감사론(監司論)’에 도적을 경계하는 말을 합니다.      

이 도적은 야경(夜警) 도는 사람도 감히 따지지 못하고, 의금부(義禁府)에서도 감히 체포하지 못하고, 어사(御使)도 감히 공격하지 못하고, 재상(宰相)도 감히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멋대로 난폭한 짓을 해도 아무도 감히 힐문하지 못하고, 전장(田庄)을 설치하고 많은 전지를 소유한 채 종신토록 안락하게 지내지만 아무도 이러쿵저러쿵 헐뜯지도 못한다. 이런 사람이 어찌 큰 도적이 아니겠는가. 큰 도적인 것이다.      

그래서 군자(君子)는 이렇게 말한다. “큰 도적을 제거하지 않으면 백성이 다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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