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날다

11. 어떻게 비행기가 날게되나요.

by 최성길


어렸을 적 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아버지를 동네의 어귀 신작로에서 기다리곤했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나를 불끈 들어 뒤 짐받이에 태웠고 귓가에 스치는 바람많큼이나 빠르게 아버지의 자전거는 달렸었다. 그 속도감은 지금 경험하는 어떠한 자동차나 비행기 보다 빠르게 느껴졌었다. 뿌옇게 먼지가 날리는 신작로를 지나 집으로 향하는 내리막 길을 달릴때는 길가의 집들과 나무들은 더욱 빠르게 뒷걸음질을 쳤고 아버지의 허리를 꼭껴안은 나는 하루를 접고있는 하늘을 쳐다보며 마냥 기뻤었다.


가끔 팔을 양쪽 또는 한쪽으로 벌려 바람을 맞았고 그때마다 바람의 힘에 나의 팔은 하늘로 치솟기도하고 아래로 곤두박질을 쳤던 기억이난다. 집으로 향하던 내내 그렇게 몇번이고 바람에 두손을 맞겨 시냇물에 종이배 띄우듯 실없는 장난을 치곤 했었다. 거리에 차량이 많지않던 시절 이 놀이는 버스안에서도 이어지곤했다. 어른들이 혼을 냈지만 그 이유를 알수 없었던 나는 어른들의 눈을 피해 수없이 팔을 창가에 내어놓고 이쪽저쪽으로 팔을 돌려보고 비틀면서 팔이 바람에 의해 떠오르는 것을 재미 있는 놀이로 삼았었다.


커다란 덩치의 비행기가 어떻게 공중으로 부양을 할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현실과 비현실의 차이를 낳는다. 알고 나면 간단한 원리임에도 대답을 찾기 전에는 경외스런 혼란으로 남아있게된다. 하늘을 난다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바로 그러한 종류의 질문이다. 날고자 하는 꿈은 오래전부터 지속된 인류의 꿈이었다. 키티호크 언덕에서 라이트형제가 자신들의 꿈을 지상위로 띄워 올리기까지 공중을 자유롭게 난다는 사실은 아직 형상화 할수 없는 헛된 망상이었고 그럼에도 새와 독수리의 모습을 보며 꿈과 동경에서 주시와 관심 그리고 관찰과 실험의 단계에 이르기 까지 인류는 몇천년의 세월을 보낸샘이다.

모든 날수있는 생물과 비행물체는 날개가 있다. 날개는 공기의 이동 즉 바람의 도움으로 그것에 부착되어있는 물체를 공중으로 부양 시킨다. 바람이 제법 부는 날에 새는 자신의 날개를 이용해서 제자리 에서도 부양을 한다. 정면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맞겨 본능적으로 흐름을 타고 공중으로 부양을 한다. 새는 몇도의 각을 유지하고 얼마나 넓게 날개를 펴야하는지에 대한 개념은 없어도 학습과 생활을 통해 익혀진 감각을 알고있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자전거뒤에 앉아서 그리고 버스의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치솟아 오르게 한것은 새들이 자신들의 몸을 부양시키는 날개의 원리와 같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우연찮게 바람의 흐름과 손바닥 또는 팔둑의 경사가 적정한 각도를 만들고 바람의 힘에 의해 내팔을 들어 올린 것이다. 나의 팔 또는 손바닥이 새의 깃털처럼 넓었다면 손을 부양시켰던 힘은 나의 몸 전체까지도 공중으로 끓어 올렸을 것이다.

모든 비행기에도 날개가있다. 이 이야기는 충분한 상대풍만 있다면 이론적으로 새와같이 제자리에서도 뜰수 있다는 말이다. 하 지만 자연의 대기상태에서 비행기의 중량을 띄울만한 강한 상대풍은 기대할 수도 없고, 있다면 재해 이상의 상황이 될것이다. 그래서 비행기는 활주로를 이용하는 것이고 그 상대풍을 만들기위해 엔진의 추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비행기는 이륙허가와 함께 엔진추력을 증가시킨다. 속도는 늘어나서 계산된 속도이상이 되면 조종사는 조종간을 적절한 각도로 들어올려 바람의 방향과 날개의 각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준다. 부딪히는 강한 바람은 날개의 상면과 하면을 통과하게된다. 날개는 구조적으로 아래는 비교적 평평하고 위는 둥근 곡면의 형태로 설계가 되어있다. 적절하게 들어 올려진 익면은 바람의 흐름과 관계를 더욱 알맞게 만들어 위와 아래 사이에 많은 에너지의 차이를 발생 시킨다. 즉 만들어진 조건에 의해 위쪽은 상대적으로 훨씬 빠른 속도로 공기의 흐름이 유도 되며 아래에 비해 압력이 낮아진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은 날개 아래에서 압력이 낮아진 날개의 위쪽으로 부양하는 힘이 발생하며 그 힘은 비행기 전체를 띄우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항공기는 엔진에 의해 생산되는 추력과 그 추력에 의해 형성된 상대풍과 익면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양력 즉 뜨는 힘에 의해 비행기는 날수 있는 것이다.

예전 아버지의 자전거 뒷자석에서 경험했던 놀이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힘의 원리와 관계가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를 태웠던 자전거의 상대풍과 만나서 솟아오른 손바닥의 원리처럼 사람들의 꿈과 이상도 만남과 관계속에서 풍성하게 솟아올랐으면 좋겠다. 지그시 눈을 감아본다. 신작로를 달렸던 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훨훨 날아본다. 넓게 벌린 팔과 가슴으로 바람과 꿈이 벅차게 다가오고 아버지와 나는 한없이 한없이 날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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