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비행기가 흔들려요.
며칠 전 퇴근길에 옆집에 사는 조지(Goerge)와 마주쳤다. 런던 출장을 갔다 왔는데 비행기 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비행 여행하며 겪은 자기 경험에 대해 늘어놓으면서 조종사의 자질까지도 논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비행기 수도 적고 그만큼 훈련에 많은 시간이 주어져 조종사들의 실력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비행훈련에도 비용과 효용에 지나치게 중점을 둔 나머지 예전 같지 않다는 근거 없는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조지는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뚱보 은행가이다. 같이 수영하고 운동하면서 친해지게 되어 가끔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이웃집 친구이다.
항공기가 필수 여행 수단인 시대에 그 흔들림은 불편하지만 당연한 여행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왜 비행기가 흔들리는지를 이해하기란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조지 역시 항공기가 흔들리는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하고 조종사를 탓하고 있다. 항공기의 흔들림, 그 진실을 알게 되면 모르고 겪는 것보다 불안함과 불편함에서 어느 정도 탈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승객들이 비행과 항공기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이 운행 중 항공기의 흔들림에 관한 것이다. 조종사로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에 관한 것이고 설명해주더라도 대부분 딱히 마음에 와닿는다는 표정이 아니다.
비행기의 흔들림은 크게 네다섯 가지의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는 기상현상 즉 크고 작은 구름의 만남에 의해 발생하는 흔들림이다. 솜털처럼 부드럽고 때로는 한가롭고 편안하게 보여지는, 한여름의 달구어진 대지를 식혀주는 소나기의 전신인 구름은 항상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어 익숙하여진 현상들이다. 하지만 구름은 두 얼굴을 가진 장미와 같다. 아름다움 이면에는 가시처럼 무서운 도사림을 숨기고 있다.
작은 물방울들의 집합체로 산발적으로 형성된 구름은 손에 닿아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그리고 공기 일부와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처럼 공기 같은 가벼운 물질도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들이 모이면 결국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 내어 비행기와 같은 빠른 물체에 부딪히는 순간 강한 충격으로 발전되어 승객들이 느끼는 흔들림 또는 난기류 (Tubulance)를 발생시킨다. 구름의 형태에 따라 흔들림 정도와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구름은 크고 작게 터뷸런스 즉 난류를 유발한다.
한국의 여름철 또는 동남아 적도 지역이나 남미 일부 지역에서 매일 같이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뭉게구름은 크기도 엄청나며 굉장한 에너지와 파괴력을 내재하고 있다. 빠른 속도의 상승과 하강기류(Updraft & Downdraft), 빙우(Super cold water) 와 우박(Hail) 그리고 번개(Thunder strike) 등의 기상현상들이 구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이를 통과 할 때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심한 흔들림을 초래할 뿐 아니라 항공 운항에 위험요인이 되기도 한다.
운행 중 만나는 대부분 구름은 항공기에 탑재된 기상 레이다에 의해 관측되고 회피된다. 보통 좌우로 10km에서 40km 정도의 거리로 회피하지만, 뭉게구름 즉 적란운 형태의 구름은 연이어 앞뒤로 형성되어 범위가 좌우로 수백 킬로가 넘게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조종사는 연료 관리와 승객들의 쾌적성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상치 않은 상황은 사전에 계산되고 고려되어 법적 연료에 반영되어 탑재되어 있지만, 고도(Altitude) 배정의 어려움과 의도치 않은 항로변경 등 다른 이유로 연료가 예상치를 넘게 소요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 관리는 조종사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승객과 항공기 자체의 안전에 영향을 줄 정도이면 당연히 수백 킬로라도 우회하거나 심지어 다른 공항으로의 회항까지도 고려해야 하지만, 많은 경우는 승객의 쾌적성을 어느 정도 희생시켜야 하는 때도 있다. 항공기에 탑재된 기상 레이다 상의 이미지와 맨눈으로 판단하여 구름층의 엷은 부분을 통과하는 것이 이러한 경우이며 어느 정도의 흔들림 또는 요란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기상현상을 피하려고 때로는 한 국가의 영공을 넘어 인접국으로 진입해야 하는 일도 있다. 동남아 국가에서 부산이나 제주로 진입하는 경우 기상 때문에 일본 영공으로 기상회피를 했던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DMZ 상공과 그 이북은 북한과 항공업무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인접 비행이나 DMZ 를 넘은 비행은 철저히 제한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승객들에게 불편을 줄 경우가 생긴다. 오래전 여름철에 부산에서 출발하여 김포공항으로 비행 중, 구름을 피하다 정상적인 항로로 진입하지 못하고 레이다를 이용한 관제 유도 (Radar vector)를 요청한 적이 있었다. 기상을 피해 북상하다가 북한 접경지에 근접해 더 이상 북상할 수 없으므로, 김포 방향으로 선회하며 밀집된 구름을 통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산에서 이륙하면 항로가 대구와 대전, 평택 등의 상공을 거쳐 김포로 연결된다. 심한 뇌우성 구름(Cumulonimbus cloud) 이 대구 상공을 시작으로 서울지역으로 광범위하게 이어져 항로를 선택할 수 없어 생겼던 일이었다. 기수를 동해 상공 방향 즉 오른쪽으로 틀어 북상하였고 높은 파도와 같은 구름의 벽은 서울 쪽으로 선회를 허용하지 않아 북상했었던 기억이 난다. 군사 분계선과 근접하고 있다는 경고와 서남 방향으로 긴급 선회하라는 지시를 받고서야, 구름을 관통해서 김포로 진입했던 경우가 있었다. 승객들은 불편하고 불안했을 것 같다. 사과 방송을 했었지만, 안전과 규정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음을 송구스럽게 말씀을 드린다. 북한영공으로 자유롭게 비행을 할 수 있는 날을 오길 기대한다.
조종사들에게 구름과 기상현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자연현상 일부로 그 아름다움을 즐기기도 하지만 가까이하기엔 부담되는 사이이다. 구름은 승객의 쾌적과 안전을 위해 피해야 하지만 비행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둘째로 항공기에 흔들림을 주는 것은 일정치 않은 바람 현상이다. 바람의 형성은 기압의 차이에 의해 생기며,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끊임없는 공기의 움직임이 바람이다. 태양은 대지의 공기를 데우고 데워진 공기는 상승하며 차가운 공기는 하강한다. 이러한 대류의 현상에 의해 공기의 압력의 차이가 발생하며 높고 낮은 기압의 힘의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현상이 바람이다. 그런데 바람은 일정하지 않고 내 외부적 요인으로 방향과 그 세기가 바뀌며 대기 요란을 발생시키고 항공기를 흔들리게 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항로에서 비행하다 보면 일정했던 바람의 방향이 쉼 없이 바뀌는 경우를 경험한다. 그런 경우에는 반드시 난류 현상이 발생하며 항공기가 흔들리는 원인이 된다.
고고도의 바람 중에는 제트기류(Jet Stream)가 있다. 제트기류는 9,000미터에서 10킬로 이상의 고도에서 부는 강한 편서풍의 바람이다. 바람의 속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 바람의 위치에 따라서 항로가 결정되며 바뀌기도 한다. 속도가 100km에서 250km 대의 강한 바람으로 배풍을 받고 비행하면 그 속도만큼 지상 속도 (Ground Speed)가 빨라질 것이고 정풍을 받고 비행을 하게 되면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겨울철 미국이나 캐나다로 향하는 비행은 이 바람에 편승해서 배풍(tail wind) 을 받고 비행이 되도록 계획을 세우며 돌아올 경우는 그것을 피해서 비행계획을 세운다. 로스앤젤레스로 비행할 때 때로는 북태평양 항로 즉 우리나라에서 출발하여 일본 상공을 거쳐 태평양 상공과 앵커리지 우측 항로로 비행을 하기도하고 때로는 더욱 북쪽 시베리안 루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겨울철 LA로 향하는 배행 속도 즉 Ground Speed (지상에서 감지되는 속도)는 시속 1,200km가 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제트기류도 비행 난기류를 만들어 항공기의 쾌적성에 영향을 주곤 한다. 바람의 속도가 큰 많큼 그에 의해 야기되는 흔들림 또한 만만치 않다. 항로 비행에 있어 구름은 기상 레이다에 의해 미리 발견되고 회피기동이 가능하지만 바람은 예측하고 관측할 수 있는 장비가 없으므로 바람에 의한 난류는 미리 발견이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다. 사전에 기상전문가에 의해 계산된 예상되는 바람 수치를 참고하지만, 예상과 맞지 않은 때도 있기 때문이다.
고고도의 바람뿐 아니라 고도가 낮은 곳에서도 바람의 영향은 항상 존재한다. 저고도에서는 특히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산악지형을 통과할 때는 바람이 굴곡진 산악의 영향으로 일정하지 않은 기류를 만들어 내며 항공기의 흔들림에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 늦봄 또는 초여름에 영동과 강원도 일부에서 발생하는 푄현상은 산맥을 따라 상승하는 바람과 산을 넘어 하강하는 바람의 특성이 있고 다른 기상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하며 인근을 지나는 항공기에는 반드시 항공기를 요동케 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봄철에는 지역에 따라 강한 상승기류(Updraft)를 유발한다. 봄철의 햇살은 겨우내 유지됐던 차가운 대지에 복사열을 만들어 강한 상승기류가 생기게 하며 이는 항공기가 적시에 적절한 침하를 하는 데 지장을 주기도 하고 흔들림에도 영향을 준다. 이렇게 바람은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모습으로 항공기 운영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배에 있어 순풍은 배를 앞으로 향하게 하는 적절한 배풍이지만 비행기에 있어서는 적절한 정풍이 효과적인 이륙과 착륙에 도움을 주는 순풍이다. “앨버트로스”라는 새는 날개의 크기와 무게로 인해 정풍이 불지 않으면 비상하지 못한다고 한다. 바람은 이렇게 어디에나 존재하여 인간과 자연의 삶을 엮어주는 유인(誘因)이다. 하지만 바람은 두 개의 얼굴로 인간을 맞는다. 농부의 땀을 씻어 주기도 하지만 눈물을 안겨주기도 한다. 인간을 비상하게도 하지만 비상을 방해하기도 한다. 바람은 미소와 심술의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이다.
셋째 항공기의 흔들림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후류를 들 수 있다. 항공기가 만들어 내는 후류에는 항공기의 날개를 통과하는 바람이 날개의 구조에 의해 형성되는 와류와 항공기 엔진에서 연소 후 뿜어져 나오는 후폭풍과 엔진 팬(FAN)을 거치면서 나오는 강한 바람이 있다. 비행기는 일반화된 교통수단이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영향으로 세상은 더욱 밀접하게 연계가 되고 좁아져 있다. 항공 여행의 수요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발맞추어 항공기 수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모든 국가에서 항공의 발전은 국가 발전 정도 및 명예와도 연계되어 있고 자국의 국적기가 전 세계의 하늘을 누비는 것이 국가 위상에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원화되어있던 항공 여행가격의 구조가 다변화되면서 항공기 수의 증가를 더욱 부채질해왔다.
지구의 하늘은 점점 복잡해져 가고 있다. 어느 시간대를 막론하고 많은 수의 비행기가 공중에 떠 있다. 그렇다 보니 항로에서의 간격 유지와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앞뒤 항공기의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수월치 않은 과제가 되었다. 항공기 앞뒤와 좌우 그리고 위와 아래의 간격, 또한 물리적 거리 뿐 아니라 시간을 기준으로 한 간격 분리는 매우 중요한 항공교통의 과제이다. 특히 대형과 소형항공기의 거리 및 시간 간격의 규칙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후류에 의해 승객들의 쾌적함에 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항공기의 안전에도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있었던 국내 한 항공사의 경험은 항공기 엔진 파워에 의한 후류의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해당 공항의 어느 주기장은 경사가 비교적 심해 지상활주를 위한 초기 동력(Brake off Power)의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침이 끊임없이 고지되고 있다. 해당 편수의 기장도 그에 대해 익히 숙지하고 있었다. 무겁고 육중한 항공기를 처음 움직이기 위해서는 움직이고 있는 비행기에 비해 많은 엔진의 힘이 요구된다. 해당 장소에서는 상향으로 경사져 있었기 때문에 제한된 파워의 범위에서 조금씩 엔진을 증가시켜 항공기를 움직이는 시도가 쉽지 않았고 결국 지정된 엔진 사용한계를 자신도 모르게 살짝 넘어 버렸다. 순간 엔진에서 뿜어져 나온 후류는 멀찍이 세워있던 버스를 날려 버스에 타고 있던 두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개인적으로도 수년 전에 후류에 의한 위험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 에어버스 320 항공기로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접근 중이었다. 항공교통은 폭주하고 있었고 비행 흐름을 조절하는 관제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우리는 이미 접근 항공기 흐름의 조절을 위해 한차례 공중대기(holding)를 부여받았었고 이후 착륙을 위한 접근은 계속되었다. 관제사는 교통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계속 일정 속도 이상을 유지하기를 요구했으며 우리는 속도 조절에 최대한 협조를 했다. 앞 비행기와의 거리는 계속 가까워지고 있었다. 앞 비행기가 중대형 이상의 항공기라면 소형인 우리는 후류의 영향을 벗어나기 위해 최소한 5마일 이상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거리는 2.5 마일밖에는 되지 않았고 당연히 우리와 동급항공기이리라 생각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물어본 결과 앞의 항공기는 에어버스 330 중대형 항공기였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부기장하고 브리핑을 주고받았다. 1,000피트 500피트를 지나면서 후류가 감지되었지만 대수롭지 않았다. 그리고 착륙 직전 50피트 30피트 20피트를 지나며 항공기 엔진 추력(Thrust)을 줄이고 착륙 자세를 만들 순간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의도와는 상관없이 10도 이상 기수가 들리고(Pitch-Up), 우측으로 심하게 자세가 선회하며 기수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반사적으로 회복 조작(Recovery)이 뒤따랐으나 소용이 없었다. 순간이었다. “Go-Around, Flap One step”을 외쳤고 어느새 최대치의 추력(TOGA Power)을 넣어 복행(Go around)을 시행했다. 후에 비행 분석자료에 대한 검토와 연구를 거쳐 이후 싱가포르 공항의 이착륙 항공기 간격 분리에 더욱 엄격한 규정 적용의 계기가 되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대처를 했다는 칭찬을 들은 바 있었다. 항공기의 후류는 지상에서뿐 아니라 항로 또는 접근 및 착륙단계에서 다양하게 경험하게 되며 흔들림 뿐 아니라 안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다.
넷째는 에어포켓(Air Pocket)에 의한 것이다.
위의 3가지는 비행 요란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예이나 에어포켓(Air Pocket)은 흔하지는 않지만, 만나게 되면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경계해야 한다. 레이다 상으로 전혀 감지가 되지 않고 사전에 예상할 수 없으면서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더욱더 치명적이고, 이러한 이유로 좌석에 앉아 있을 때는 항상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기를 권고하는 것이다.
에어포켓은 수도나 오일 배관 등에 작고 투명한 풍선처럼 보이는 공기가 차 있는 작은 수포 연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항공기와 관련된 에어포켓은 이러한 공기주머니가 주변의 다른 공기와는 전혀 다른 조건과 구조를 가지고 공중에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는 공간이다. 주변과 기압이 다를 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는 극심한 하강기류 또는 상승기류의 공기흐름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곳을 통과하게 되면 갑자기 고도가 수십 미터에서 수백 미터까지 하락하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매여 있지 않은 승객이나 모든 물체는 순간적으로 공중에 부양하였다가 바닥에 내팽개쳐지게 된다. 주로 대양의 상공에서 발생하는 에어포켓은 승객을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고 항공기에도 심각한 위해 요인이 되는 무서운 요동이며 국내 항공사에서도 몇 차례 경험한 적이 있다. 특히 기상변화로 에어포켓의 사례가 어느 때보다 빈번하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좌석에 앉아 있을 때는 반드시 좌석벨트를 매어야 한다.
그밖에 다른 이유로 항공기는 흔들리고 요동한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항공기 기체 이상이나 균형(Weight & Balance)에 문제가 있을 때도 항공기의 흔들림은 발생할 수 있다.
비행기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흔들림과 요란을 경험한다. 이유를 모르는 승객으로서는 불편하고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객실 내에서 취할 수 있는 대처가 없으므로 답답하고 불안할 것이다. 상황이 지속되거나 심할 때는 불안을 지나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여행의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비행기 타는 것을 아예 포기했다는 사람의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은 항공기가 낡아서 또는 조종사의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믿고 있다고 하니 조종사인 우리로서는 웃을 수밖에 없다.
조종사로서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것은 흔들림은 그저 흔들림일 뿐이다. 좌석에 앉아있을 때 좌석벨트를 메고 있다면 염려하고 불안해 필요가 없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조종사에 의해 항상 모니터 되고 있고 관리가 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 그리고 거의 모든 흔들림 현상은 위에 열거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항공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는 즐겨도 괜찮다고 말씀드린다. 자연현상의 한 부분을 통과하고 있고 안전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항공기의 구조 강도는 그 이상 몇 배의 충격에도 견딜 만큼 충분히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종사는 그에 대해 수없이 훈련을 거친 전문가들이다. 그들을 믿고 여행의 또 다른 묘미쯤으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갖기를 바란다.
이웃집 친구 조지(Goerge)는 며칠 후 또 홍콩 출장이 예정되어있다고 했다. 안전띠만 항상 잘 매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승마를 즐기듯이 흔들림에 자연스레 몸을 맡겨 비행을 즐기라고 얘기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