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내가 너의 행운이 될 수 있을까?"

by Xomln

원래 세상의 불행은 다양하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불행은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런 불행 속에서 사람을 구해주는 존재 역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어떤 사람은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또 다른 사람은 사람 덕분에 치유받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 있다는 건 인생의 크나큰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생을 지독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지만, 그 인생에 손을 내미는 것 또한 언제나 인간이니까." 책의 뒷면에 쓰여 있는 이 문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은 이런 메시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은재는 단순히 어두운 성격을 가진 아이가 아니라 아동학대의 피해자이다. 같은 반 친구 형수와 우영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크게 당황한다. 독자로서 그들이 처음 이를 알게 된 순간 무언가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나 역시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친구가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당장 신고하고 도와야겠다는 마음만큼이나 두려움과 망설임 역시 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여 잘못된 판단으로 친구에게 더 큰 상처를 줄까 염려하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불행한 사건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과정을 통해 사람 간의 관계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은재의 곁에 있어준 친구들의 존재는 은재에게 작지만 확실한 희망이 되었고, 이는 결국 은재가 어둠 속에서 벗어날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누군가의 작은 관심과 행동은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행운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주요 독자인 학생들은 살인이나 폭력과 같은 사건들은 뉴스로 쉽게 접하지만, 그것들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의 세상은 큰 변화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뉴스 속에서 보도되는 세상은 정신없이 굴러가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세상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아직 학생들 저마다의 세상은 넓지 않기에 주변 사람들 역시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단정 짓는다. 그 결과 주변 사람들의 삶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불행을 안고 살아가며, 그 불행 속에는 뉴스에서 다룰 만한 사건들도 존재할 수 있다. 그걸 알게 된 순간, 인생은 한층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모두가 각자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현실을 깨달으며 사회에 존재하는 그림자를 처음 보게 된 순간, 학생들은 저마다의 불안감과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상에 불행한 이면이 있다는 사실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 불행한 이면을 치유하는 것도 사람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어두운 면에 갇혀있기보다 그 어둠 속에 손을 뻗는 사람들을 보자는 따뜻한 이야기도 함께 전한 것이다.

작가는 행운은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삶을 놓지 않고 있다 보면 필요한 순간에 옆에 있어주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세상의 불행은 사람에게서 오지만, 그 불행을 덮어주는 것 역시 사람이다. 우리가 누군가의 인생에 건네는 작은 눈길이나 관심, 손길이 그 사람의 삶에 구원의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행운은 단지 기적처럼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관심과 의지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것이다.

소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은 사람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행운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잊히기 쉬운 단순한 진리를 떠올리며, 서로의 삶에 행운을 찾아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한다. 결국, 행운은 서로가 서로에게 내미는 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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