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 경험
정신과, 정신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뭐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거 같지만
사람들 인식에는 '어딘가 이상하게 아픈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딘가 부러지거나 피가 나는 것도 아닌데
병원 가서 치료받으라는 것이 참 낯설다.
나는 내가 무척이나 건강한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2017년쯤,
살면서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을 겪으면서
정말 멘붕이 크게 왔다.
이 시기에 나는 이직을 했고,
이직한 곳에서 같은 팀원을 통해 알게 된 S에서 사기를 당했다.
그리고
이직한 회사 역시 불안과 불안을 거듭하던 중에
나의 직속 상사가 내 월급을 모두 낚아챘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사람이 사람을 믿으면 그렇게 되더라.
멍청한 그 시절의 이파리.
심지어 그 상사는 나에게 개인적으로 돈도 많이 빌려간 상태라
진짜 혼란 그 자체였고,
그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책임'이 나에게 남아 있었다.
/
뭐 이 시기를 필두로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 굴러들어 오던 나는.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나를 발견한다.
뛰어내리면 그 이후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은 무슨 피해를 보는 걸까.
가루처럼 단박에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런 방법은 없다.
고통 없이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런 방법도 없다.
아?
이거 시그널이구나, 좋지 않은 시그널.
나 지금 정신이 아픈 상태이네-
하고 깨달았지만,
그러고도 실제로 병원에 가기까지 2-3년은 걸린 것 같다.
2024년 5월
나는 버틸 수가 없어서 계속해서 병원을 검색했다.
내 주변에는 정신의학과 유경험자가 없어서, 조언을 구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믿을 건 인터넷뿐.
가까운 곳에 있는 병원을 찾고
또 상담 예약을 하기까지 3주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겨우겨우 마음이 닿은 병원에서는
현재 예약이 꽉 차 있어서 10월이 되어야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한다.
10월?
내가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나?
앞으로 3개월, 짧으면 짧은데 아니 너무 긴데,
아니 나는 지금 아주 포악한 상태인데 이 상태로 3개월이나 있어도 되는 거야?!
여전히 내 머리는 혼란스럽다.
뭐 별 수 있나, 기다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