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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忘却)

by 이종열

《망각(忘却)》


다람쥐가 겨울 양식으로

묻어둔 오만 개의 도토리들

어디에 놔뒀는지 잊었다

그 무심한 망각의 손길이

푸른 참나무 숲을 만든다

잊혀짐은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섭리다

레테의 강으로 흘러간 기억이

오늘을 선물로 만드는 도토리

망각하지 말아야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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