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적막한 폐교에
철새들이 날아와
함께 둥지를 틀고
사지에서 건져 올린
자개장 일병은 드디어
두 다리 뻗고 눕는다
함박웃음은 고요히
허공 가득 퍼지고
한곳에 뿌리내리지 못한
나그네의 긴 설움은
겨울 햇살에 녹아
곡식의 첫 단으로 익는다
이제 지친 철새들의
따뜻한 저녁밥상이 된다
달항아리 아트뮤즈(달뮤즈) 대표 이종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