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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by 이종열

《나이테》


우람한 느티나무는 일년에

하나씩 차곡차곡 쌓은

나에테가 자랑인 적이 있었어

백일홍을 만나고 마음 바꿨지

손만 닿아도 깔깔 웃던 느티나무는

어느 때부터 간지름을 잊고 살았어

옆 나무는 발가락 간지름 태우면

머리끝에서 웃어 간지름나무래

백일 붉은꽃 피워 목백일홍이래

그 비결을 느티나무가 찾았어

백일홍은 몸속에 나이테가 없데

봄마다 천년 고목이 새싹을 낼 수 있는 건

몸 속에 나이테을 버렸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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