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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by 이종열

《슬픔》


태산 앞에 동산은 초라하고

바다를 만나면 호수는 작다

큰 슬픔에 작은 위로는

자기만족의 말장난이다

흰국화 한송이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SNS에 도배된 글들에

급히 눈길을 피하고 만다

마음은 슬프지 않은데

입술만 달싹거리는 말들에

슬픔은 더 무거워 진다

슬픔의 확산은 일상을 마비시킨다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게

슬픔을 침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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