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말들

이렇게 흩어져버릴 것을 왜.

by 이파리북스


꽃을 많이 받았다.


생일, 기념일, 첫눈오는 날, 싸우고 나간 날.

그는 수 많은 날들에

꽃을 줘야하는 수 많은 이유를 들어가며

그렇게 꽃을 선물 해 줬었다.


한 번도 그냥 주지 않고,

꼭 카드를 적어 줬다.

그 마음이 고마워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모아뒀었다.

봉투 하나에 가득 담아

보물처럼 코르크게시판에 꽂아뒀다.


그가 떠나고

내 집에서 그의 흔적을 지우는데,

그 카드 뭉치가 제일 힘들었다.





행복하자.


4년을 함께 했는데, 남은 40년도 함께하자.


와! 첫눈이야, 주말에 놀러가자.


요즘 너무 바빠서 미안해.


고생했어, 힘내!


아프지마, 내가 미안해.


잘할게.




그리고

사랑해.



그냥 버려버리면 그만인데,

나는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 병이 걸렸는지

그 걸 또 하나하나 꺼내

그 날들을 돌아본다.



모든 게 진심이었을

카드 속 그 사람의 메시지가

덧없이 그냥 찢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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