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량의 도쿄 여행기

셋째날, 덕중의 덕! 원피스를 만나다.

by 이파리북스

[6박 7일간 여자 혼자 떠난 도쿄 여행기]

ALONE IN THE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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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로 온 첫 날 밤, 일주일 밖에 안되는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까, 나름 큰 돈과 큰맘을 들여 온 여행에서 어떻게 뽕을 뽑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언제 또 혼자 해외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 되도록 오랜시간 마음 속에 새겨놓고 싶었다.

무턱대고 온 여행이었고, 별다른 계획을 하지 않고 와서 괜히 여행을 망쳐버릴까 불안했다.


그래서 도쿄 여행 버킷 리스트를 썼다. 덕을 쌓는 일과 별개로 도쿄에서 꼭 해 보고싶었던 것. 기억하고 싶은 것. 이건 걸 적었다. 그 중 하나가 둘째 날 받았던 네일아트였고, 그리고 오늘은 두 번째 리스트 가부키 공연 관람이다.


전공 시간에 화면으로만 보던 가부키 공연. 가까운 긴자에 전통 공연장이 있다기에 바로 일정을 잡았다.

전 막을 다 보려면,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걸리는 긴 공연이다. 미리 예매도 해야하고, 가격도 비싸다.


폭풍 검색으로 알아 낸 것이 바로 일막 견석. 말 그대로 일막만 보는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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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야 라인 히가시긴자 역으로 나오면 가부키자 (공연장)로 바로 연결된다. 기념품 샵이 잘 되어있어서 기념품 샵을 따라 가면 찾기가 쉽다. 11시에 시작하는 공연의 티켓은 30분 전인 10시 30분 부터 판매를 한다. 빨리 가야 티켓을 살 수 있다는 말에 일찌감치 9시 40분 쯤 도착했다.


벌써 사람들이 줄을 쭉 서 있었다. 나같은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일본 사람들이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도, 젊은 사람들도 줄을 서서 종알종알 수다를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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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를 지키려는 마음. 뭐 이런 대단한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자국의 오래된 문화 자체를 즐기는 마음이 있나보다. 옛날 것은 지루한 거, 노인들 것, 촌스러운 것 이라는 인식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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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를 걷다보면, 멋드러진 명품샵들 사이사이에 고급스러운 기모노 상점이 많았다. 기모노를 깔끔하게 차려입고 다니는 아가씨들도 많았다. 나는 한복도 없는데......


무튼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니, 10시 30분이 됐다. 시간이 칼이다. 바로 티켓을 구매하고 4층으로 올라갔다.


1시간 20분 짜리 일막이었고, 가격은 1200엔. 아침에 가면 안내하는 사람이 많으니, 그들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면 된다. 티켓 종류가 많았다.


공연장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경사가 가팔랐다. 일막견석은 자유석이다. 줄을서서 티켓을 사면, 번호표를 준다.

번호 순서대로 입장을 해서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티켓을 사려고 기다리면서 친해진 일본인 할머니가 앉은 옆자리에 앉았다.


외국인이라고 했더니, 할머니도 영어로 조금씩 얘기를 나눴다. 내가 만난 일본사람은,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들이 더 영어를 잘 하더라.


할머니는 도시락도 사고, 이어폰도 빌리러 나가느라 부산스러웠고 나는 그 옆에 앉아서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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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기모노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공연 전에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공연은 촬영이 안된다. 공연 전 받은 리플렛으로 대강 줄거리만 훑고 봤다. 4층이라 배우들 얼굴이 보이지 않았는데, 옆자리 할머니가 망원경을 건네줬다.


감사합니다. 다시한번.

일막만 보길 잘 한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


여행 노트를 꺼내 리스트에 두번 째 줄을 쫙 그었다.


그렇게 오전시간을 보내고 오후는 드디어 원피스를 만나러!

고고! 도쿄타워! 고고!


도쿄타워를 가는 방법은 많다. 나는 호텔 앞에서 바로 탈 수있는 히비야 라인, 가미야초역을 통해 가기로 했다.

1번 출구로 나가 직진을 하면, 왼편으로 도쿄 타워가 보인다. 사람들이 계속 도쿄타워 별거 없다. 가보면 작다. 말들이 많아서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멀리서 보이는 도쿄타워는 충분히 새로웠고, 신기했고, 나름 괜찮았다.

아직, 에펠탑을 보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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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나는 도쿄타워가 목적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원피스 타워가 목적이다. 잔뜩 신나서 잰걸음으로 달렸다. 원피스 타워는 3층. 고민도 없이 바로 3층으로 갔다. 들어서자 마자 사진 부터 찍었다.


NaverBlog_20150502_090254_30.jpg 왼팔의 이 것이 동료의 표시야! (오른손을 들고선)



원피스 타워 초입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카메라를 야무지게 목에 걸었지만, 흥분해서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다. 동료들의 명장면이 전시되어 있다. 그 앞에 서면 소리가 나오고, 나는 눈물이 나온다. 아, 감동적인 원피스여.


NaverBlog_20150502_090249_15.jpg 로빈의 기억 앞에서



사람이 많았다면, 천천히 저렇게 보기란 불가능 할 것같다.


역시.

혼자.

평일에 오길 잘했다.


NaverBlog_20150502_090253_26.jpg 역시, 모험이 끝나면 파티지!!!


머리는 작고 가슴은 큰 나미씨


NaverBlog_20150502_090248_13.jpg 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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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Blog_20150502_090254_29.jpg 수~~~~퍼 프랑키!


슈~~~~퍼 프랑키와 사진을 찍고 4층으로 올라갔다.


4층과 5층은 멤버 별 어트랙션. 사진을 못 찍게 되어있다. 몇 개를 빼곤,


스토리 별로 어트랙션도 아주 잘 해놨다. 원피스 덕후라면 신나서 돌아다니기 딱!! 좋다.

다들 원피스가 좋아서 온 사람들이니, 창피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처럼 혼자서도 아주 잘 돌아다니 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온 사람. 사람 구경만 해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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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울로 돌아왔지만, 우리 다시 만나면 그 때도 동료라고 불러줄래?





구석구석 찬찬히 돌아보면 원피스의 모든 게 위트넘치게 담겨있다.


사실, 난 돌아다니다가 티켓을 잃어버렸다. 티켓이 없으면, 어트랙션도 라이브 쇼도 볼 수가 없다.

어트랙션을 다 이용하고, 라이브 쇼를 보려는데 잃어버린 걸 알았다. 너무 흥분해서 돌아다녔다. 내가 잃어버렸다고 하니, 스탭 언니가 같이 돌아다니며 찾아 봐 줬다. 결국 못찾았지만. 실망한 채 아쉬운 발걸음 돌려 나오려는데 스탭 언니가 어디에 전화를 하더니만, 관계자가 나와서 라이브쇼를 볼 수 있게 해 줬다. 스탭언니에게 무한 감사를 표했다.


혼자 여행 3일차. 스스럼없이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는 벽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NaverBlog_20150502_090253_27.jpg 로우씨와 친구에서,


NaverBlog_20150502_090253_28.jpg 연인으로.


원피스 타워에서 혼자 4시간이나 머물렀다. 좋아하는 곳에 맘껏 머무르니, 힘든 줄도 몰랐다.

6시 20분. 도쿄타워 점등 하는 시간이라, 도쿄 타워에 올라 가 야경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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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올라갔다. 야경 덕후가 야경을 못 보고 가면 서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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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타워에서 잔뜩 흥분했던 마음을 야경을 보면서 가라앉혔다. 좋은 걸 보니, 엄마가 보고싶었다.

나는 왜, 엄마에게 여행 같이 가자고 하지 않았을까? 엄마에게 야경사진 하나 보내고, 호텔 집으로 돌아왔다.




덧,


여행을 가면, 나는 꼭 엽서를 보낸다. 보통은 나한테 보내는데, 이번엔 엄마 아빠에게도 보냈다.


일본에서 한국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 여행지에서 떠나는 날이나 떠나기 전 날 보내고 나면 집으로 돌아와 여행의 기억이 꿈이었을까...... 아른거리기 시작 할 때 즈음 도착을 한다.


그럼, 아! 그 날들이 꿈이 아니었구나. 다시 한 번 그 설렘을 기억 해낸다.


내 나름대로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이다.


이번 도쿄여행에서도 그랬다. 기부키자에서 산 엽서를 수요일에 보냈다. 도쿄역 중앙우체국에서 70엔짜리 우표를 붙이면, 집까지 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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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에게도 초등학생 수련회 때 이후로 처음 엽서를 보내봤다. 시골 집까진 10일 정도 걸린 것 같다. 엄마가 너무 좋아한다.


나도, 도쿄여행이 꿈이 아니었구나, 다시 생각했다.


나에게 혼자 여행이란?

같은 것을 보고, 좋은 그 기분을 나누지 못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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