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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쯔뜨끄 May 17. 2016

봄날은 간다

사랑이 어떻게 변했고, 봄날은 정말 갔네.

연습장으로 쓰려고 모아 둔 이면지를 정리하다
검지 손가락을 베었다.
종이에 베인 손가락에서는 피가 얌전히 스며나왔고,
곧바로 입으로 손가락을 빨다가
머리 위로 번쩍 올렸다.

퇴근 길,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섰는데,
모퉁이 작은 가게에서
김윤아 봄날은 간다가 흘러나왔다.
그 오래된 노래가,
하필 내가 신호를 기다리는데 흘러나왔다.

무심히 듣다,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새로고침 해 보는데,
 봄날은 간다 명장면이
올라와 있었다.


이상한 날이지?
꼭,
뻔한 우연이 반복되는 플롯의

소설을 보는 것 같았어.

있잖아.
오늘은,
그래, 오늘은.

다시 일을 시작한지 꼭 한달이 된 날이야.
어느새
반팔을 입고 다녀도 이상하지 않은 초여름날씨였어.

정말,
봄날이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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