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연이 있을 줄 알고

김복희, <보조 영혼>, 문학과 지성사

by 이파리


사람이 하지 않는 일



내리세요

통곡하는 사람은 버스 못 타요

포장되지 않는 음식물, 자유로운 동물, 돈 안 내는 사람은

버스 못 타요



*



버스에서 통곡하고 싶어지는 시.

괜히 내가 목 놓아 통곡하고 싶다. 버스 못 타게 한 게 서러워서. 못 울게 한 게 너무 야박해서.


맨뒤에 앉아서

마음껏 엉엉 울고

다 울면

코 팽 풀고

(휴지는 휴지통에)


내리면서 한마디

이노메 버스

안타요

흥!


버스에서 통곡하는 사람에게 휴지를 건네는 어른이 되어야지. 그리고 아이가 내리고 나면 무슨 일이 있었을 줄 알고 타박을 하는 거냐고 빽 소리를 질러야지. 본인 장례식장에 갔다 오는 길이면 어떡하려고, 상주 앞에서 울지 않으려 참고 참은 울음이면 어떡하려고요! 화낼 때 울지 말고 말해야지, 나도 이제 어른이니까.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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