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 탑골공원이 있다면 인천에는 자유공원이 있다. 인천의 상징과도 같은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나 또한 인천으로 이사 온 후 이곳을 제일 먼저 방문했었다.
자유공원은 인천이 개항된 지 5년 후인 1888년에 조성되었다. 미국, 러시아, 청나라, 일본 등에서 인천에 온 외국인 거주자들을 위해 러시아 출신 토목 기사 아파나시 세레딘사바틴이 응봉산 일대에 공원을 설계했다.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보다 9년이나 앞서서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자 근대식 공원이다. 공원 조성 당시에는 각국공원, 만국공원이라고 불렀고 그 뒤 일본의 세력이 커지면서 1914년 각국 거류지의 철폐와 함께 일본인들이 서공원으로 호칭했으나, 해방 후에는만국공원으로 바뀌었다.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이 지휘한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여 1957년 맥아더 동상을 세우고 자유공원으로 개칭하였다.
맥아더 장군 동상,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연오정, 학도의용대 호국기념탑
자유공원 광장에 임시정부 수립의 터전이었다는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이날 처음 알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한 축이자 한반도 유일의 임시정부였던 한성 임시정부. 한성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23일 13도 대표자들이 자유공원에서 모여 <국민대회 취지서>를 발표하고 <임시정부 선포문>을 선언함으로써 수립되었다.
자유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인천항이 보이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제물포구락부, 역사전망대, 인천시민愛집이있다.
제물포구락부
역사 전망대
인천시민愛집
우리 땅에 남의 나라 사람들의 여가 장소를 만든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지만, 지금은 이국적인 매력을 지닌 인천의 명소가 되었다. 겹벚꽃이 만발한, 인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자유공원의 봄이 벌써 기다려진다.
이곳은 인천의 대표 관광지답게 카페가 아주 많다. 그중에서 1곳을 어렵게 골랐는데, 가보니 내부공사와 메뉴 리뉴얼로 공사 중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천역에서 자유공원으로 가던 중 발견한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맛있는 시그니처 커피, 감각적이고 깔끔한 공간, 삼국지벽화거리 뷰도 만족스러웠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행복을 만나는 것이 답사의 묘미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