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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 만으로

전시장에서

by 열인

우주가 존재하기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걸 몰랐다.


어느새 별빛의 한 조각처럼

에너지를 흘려보내며

우주에 스며드는 줄 몰랐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사는 것 만으로

이미 충분한 이유.


그래서 눈부신 아침 햇살에 기도하고,

그래서 밥 짓는 냄새를 좋아하고,

그래서 쌓이는 먼지처럼 가까운 얼굴들을 미워하고,

그래도 이름 없는 풀꽃을 사랑하며,


때로는 남몰래 눈물 흘리고,

때로는 친구의 웃음소리에 잠시 흔들리고.


그래서

오늘도 우리 모두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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