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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언 Jun 28. 2024

#4 준비 운동 : 절대 고쳐 쓰지 않는 글쓰기

치유의 글쓰기

손을 멈추지 않고 움직이며 떠오르는 생각을 무차별적으로 받아 적는다. 이들을 검열하지 않는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다. 떠오르는 그대로를 왜곡 없이 받아 적으며 고치지 않는다. 좋은 글, 옳은 글을 쓰려하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받아 적는다. 글의 내용이 아닌 글을 쓰는 과정 자체에 초점을 둔다. 무엇을 쓰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며 자신을 이완하고 생각들을 자유롭게 허용하면서 머리에서 심장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도덕적, 사회적 기준들을 갖다 버린다. 맞춤법, 띄어쓰기, 줄 간격 갖다 버린다. 예술성 갖다 버린다. 진부하고 평범하고 이상하고 더럽고 추악하고 별로고 이기적이고 심지어는 혐오스럽기까지 한 글이 써지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문장을 이어 적는다. 당신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의식 상태에 접어든다. 어떤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된다. 어떤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의 이 순간이 얼마나 온전한지 느끼게 된다. 무언가를 잘하거나 옳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당신은 자유로워진다. 여행을 떠날 필요도 없이 지금 여기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미술관에 갈 필요도 없이 지금 여기에서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옳고 그름, 우월과 열등, 선과 악, 좋고 나쁨의 이분법적 판단 따위는 까마득한 뒷배경으로 사라져 희미해진다. 그저 당신은 고삐 풀린 한 마리의 야생마가 되어 푸른 들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된다. 실내에 있어도 바람을 느끼고 천장이 막혀도 쏟아지는 햇살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내 글의 결과물이 어떻게 쓰여지든 말든 글을 쓰는 행위 자체로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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