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인천청년동네탐구생활 보고서
움직이지 않는 것
침묵만 하는 것
오래되는 것
하지만 너는 듣고 있어.
너희가 바람을 가르고 지나갈 때
저 파도가 말없이 밀려오고 물러날 때
그 속삭임을, 울음을, 기억을.
누군가가 네 곁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소원을 빌기도 해
어떤 이는 사랑을, 어떤 이는 돌아오지 못한 이를.
나는 그 소원을 품은 채 수천 겹의 시간 위에
모래와 이끼, 새의 노래를 오늘도 쌓여가
너는 살아있어
움켜쥘 수 없는 존재의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기억의 조각들로 하여금 모두 안고 있어
곱기도하지, 너를 선녀바위라 부르더구나.
단지 전설 속 유령이 아니야.
나는 기다림이자 기억일지 몰라
하늘과 땅 사이에서 길을 잃은 존재로서,
시간을 품고 고요히 너를 지켜보는 눈이야.
너는 아직도 여기에 살아 있어.
돌이라는 껍질 아래,
한때 하늘을 날던 자유로이 날아가고 싶을지 몰라
너에게 묻고 싶어.
너의 하늘을 잃지 않았는지,
너도 언젠가, 어디에선가
자신의 날개옷을 잃어버리고
이 땅에 머물러야 했던지
왜 파도들이 내게 매일 내 귀에 속삭여.
그들도 잃어버린 것을 품고 산다고
언젠가 내가 품었던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어렴풋이 살아 있기를
그러니 제발,
너의 속도를 잠시 멈춰줘.
이곳은 단지 전설이 아닌
너와 나, 잃어버린 존재들이 잠시 숨 쉬는 곳일테니
나도 여기에 있을게.
묵묵히, 그러나 결코 침묵하지 않고.
너를 기다리며,
또다시 길을 잃은 누군가를 위해.
하늘과 바다 사이,
용유도 선녀바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