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갑자기 그날이 왔다. 당황하지 않으려 미리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진통은 내가 제정신으로 있게 두질 않았다. 작은 아들, 넌 항상 나보다 미리 가는구나! 낮엔 가까운 병원으로 갔다가 저녁엔 서울 병원으로 구급차를 타고 갔다. 흔들리는 차 안 엣 서울까지의 길은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뱃속에서 계속 발길질할 때부터 알아봤다. 작은아들, 넌 성격이 급하다는 걸. 다음 날 새벽 까칠하게 울어대는 네 얼굴을 본 뒤 난 마취에 취해 잠깐 쉴 수 있었다. 앞으로 긴 잠은 영원히 안녕이란 걸 모른 체...
7. 그대가 안쓰러웠다. 집과 서울 병원을 왔다 갔다 하는 건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나와 작은 아들이 없는 빈 집에서 일하고 혼자 들어가는 게 얼마나 힘들고 외로왔을지... 난 병원에서 작은 아들을 간호하며 작은 아들 때문에 울고 그대 때문에 울었다. 우리 세 가족이 빨리 같이 살 수 있길 기도했다. 그래서 병원에 와서 간이침대에 쪼그리고 쪽잠을 자느라 내가 쉴 공간이 없고 그대 신경 쓰고 작은 아들 신경 쓰느라 몸조리는커녕 점점 안 좋아지는 몸에도 그래다 안쓰러운 마음에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난 초보 엄마였으며 작은 아들 수술 동의서에 수없이 사인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난 그때 그대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8. 작은 아들은 잠이 없다. 모든 아이가 그렇듯 작은 아들 역시 엄마 아빠의 잠을 먹고 자란다. 드디어 세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살게 되었다는 감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 명의 작은 아들은 우리의 삶을 온퉁 뒤흔들고 있었다. 사람이 잠을 못 자면 실성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모든 책과 인터넷의 맘 카페에서 초보 엄마는 여러 지식과 경험을 득템 했다. 100일의 기적은 작은 아들 너에게도 해당될 수 있을까? 기한이 정해진 고통은 희망을 동반하여 자그마한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