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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

여전히 헤매고 있지만

by zejebell

동화책을 보게 되면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동화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혹은 식물, 동물, 무엇이 되었든지 악하고 나쁜 부분은 책 속에서 그리 크게 부각하지 않습니다. 동화책에서 선함은 언제나 보상받고 그 안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 그려집니다. 사실 현실 세상과 차이가 있는 동화 속 행복한 결말은 누구나 살면서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곳인 것만 같아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동화책을 꺼내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본능적으로 원하는 행복을 향해 기울어집니다. 그것이 낮은 수준의 것이든지 보다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자신이 원하고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행복에 끌리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보통의 사람들은 이러한 끌림에 있어서 저항하기가 어렵습니다. 누구나 행복하고 싶은 욕망이 있고 이를 나쁘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행복처럼 보이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의지가 강한 사람이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위인과 같은 사람일 수 있겠습니다.


저는 너무나 나약하고 평범한 사람인지라 늘 행복에 대한 이끌림에 끌려다니는 편입니다. 눈앞에 느껴지는 따스함을 향해 나아가다 그것이 나를 해하려는 불길임을 깨닫게 되는 때는 이미 그것으로부터 호되게 당하고 난 뒤가 됩니다. 늘 올바른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만 언제나 안 좋은 상황에 곧잘 빠지곤 하는 것은 역시 선택의 문제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당장 얼어 죽을 몸을 적당히 녹일 수 있는 불길로 나아가는 것이 안 좋은 선택이었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있어서는 달리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한 선택들이 모여 현재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은 후회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행복을 위한 행동들이 현재의 내 목을 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행복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다시금 하고 있습니다. 무탈이 곧 행복이라는 말처럼 찰나의 무탈한 순간만을 바라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동화책 속의 행복은 역시 동화책 속에서만 빛나는 것일 뿐입니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함께 하고자 하는 노력이 꼭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나눌 이가 없어도, 누군가의 격려나 사랑이 없어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고 주변을 돌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도 자신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하고 지키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전히 실패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위험한 불길 속이 아닌 진정한 따뜻한 온기를 찾을 수 있길 스스로에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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