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jebell Apr 27. 2022

무례함

괴물의 탄생


우리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우리를 '호구'라고 생각(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하는 것 같다. 자신들 마음대로 우리를 대해도 우리가 그들에게 어떠한 대항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그렇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주제에 우리가 그것에 대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조심스레 표현하면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런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꽉 막힌 사람 또는 이해심 없는 사람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이런 부류는 직장 동료 또는 친구, 지인 등이 있을 수 있겠다.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는 세상 좋은 사람처럼 굴면서 우리에게는 기분에 따라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부류로는 가슴 아프지만 우리의 사랑하는 가족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살면서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만 하는 최소한의 존중을 받는 것을 왜 이다지 어려운 걸까?


언터넷 공간에서의 모욕과 조롱, 거짓말, 무례한 논쟁, 적개심 등이 일상화된지는 오래되었다. 실 생활에서 역시 갑질과 갑질 비슷한 행동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오히려 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그런 행동이 얼마나 천박하고 품위 없는 행동인지 알지 못하는 듯하다. 오히려 그런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이 그들이 가진 힘에 대한 당연한 권리인 듯 타인에 대한 존중을 쓰레기 통에 처박고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 또한 쓰레기로 만든다.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 저런 쓰레기 같은 인격을 가진 무례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가지고 행동했다가 엄청난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는 내가 진심으로 계속 노력한다면 내 진심이 누구에게도 통하리라는 어렸을 때 배웠던 가치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던 것을 몰랐다. 같이 일하는 동료, 선후배, 직장상사, 거래처 사람들, 고객들 정말 대부분은 하나같이 나의 약한(진심) 마음을 마치 약점인 양 잡고 휘둘렀다. 나 자신이 진짜 그들이 말한 것처럼 무가치하고 필요 없는, 무능한 사람으로 보일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증까지 왔다. 자존감을 짓밟아 버리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들의 행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몇 년을 그렇게 참고 견디다 그대 처음 병원과 심리 상담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내 마음의 구멍은 여러 가지 이유로 메꿔지지 못했다. 



내 마음의 서랍




출근 전 모든 마음을 내 방 서랍 속에 넣어두고 출근한다고 생각하며 출근하는 내 몸은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 진심이 깃들지 않은 육체는 마음이 없기에 상처받지 않는다는 되네임 속에 결국 나 역시 그들처럼 되어 버릴까 봐 한편으론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아니, 그대 조금은 그들과 비슷했을 것이다.


마음이 여리고 내성적이며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무례함에 면역성이 없다. 반대로 정말 무식하고 예의를 배우지 못한, 그리고 항상 다른 사람에게 당하고 살아왔던 사회적 약자들도 타인에게 얼마든지 무례할 수 있다. 진짜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어쩌면 그들에게는 자신이 당한 만큼 되갚아 주고 싶어 하는 복수심이 있을 수도 있다. 또는 더 이상당하고만 싶지 않은 피해의식 속 방어기제가 작용해 더욱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려 거칠게 행동하기도 한다. 그 뒷 배경이 어떠하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순간 괴물이 된다. '힘'을 휘둘러 자신이 원하는 대로 타인을 움직이려 든다. 그것은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가진 나만의 편견들로 인해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고 믿는 순간 나 역시 어떤 사람들에게는 마구 상처를 주는 괴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직장생활을 잘하고 싶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