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수 밖에...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by zejebell

힘들지 않은 삶은 없습니다. 매일이 눈부시게 느껴진다거나 내일이 기다려진다면 아마도 현재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일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그런 사랑은 언젠가 끝이 나기 마련이고 좋은 시절은 붙잡는다고 붙잡아 둘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녁에 잠들기 전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고 아침에 눈떠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불안하기만 한 시간들 역시 계속되지만은 않습니다.


이미 충분히 안심할 수 있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오지 않은 앞으로의 시간들이 자신이 상상하는 두려움과 걱정처럼 흘러갈까 봐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혹은 지나간 과거를 바꿀 수 없음에 좌절하고 후회를 곱씹으면서 삶의 힘듦을 더하는 어리석음을 범합니다. 너무 꽉 조여진 활시위는 끊어지기 쉬운 것처럼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인 삶은 포기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런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계속 받게 되면 다른 삶으로 눈을 돌리게 되기 마련입니다.


좀 더 마음이 편해지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흐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쉬운 방향으로만 길을 잡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똑같은 것을 반복하거나 되풀이하게 되는 환경, 상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무언가 발전이나 성장을 하는 것에 천성적으로 흥미를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의 성장은 인생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작은 어떤 것이라도 해당됩니다. 꼭 일이나 학업 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어떤 것이나 마음이나 정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 역시 포함됩니다.


늘 긴장하고 불안에 떨다가도 그 상황이나 환경에 익숙해지게 되면 (사랑에 빠짐으로 인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때가 지나 그 감정에 익숙해질 때) 짧은 삶의 안정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안정감에 안심할 수도 있고 지루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삶이 불안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평화가 계속될 것만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인생에 있어서 어느 것도 지속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인생이든 굴곡없는 삶은 없을 것입니다. 크든, 작든 자신의 이야기는 계절이 되풀이되듯 이렇게 반복되는 듯 하면서도 다른 장면들을 연출합니다. 그런데도 그 순간이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것을 잊고 늘 현재에 불만을 품은채 변화를 꿈꾸게 됩니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삶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점일 수도 있지만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게 되기도 합니다.


삶을 살다보면 언제나 하나의 산을 마주하게되기 마련이고 그러한 산들을 참을성 있게 넘다보면 경험이라는 것이 쌓여 처음에 넘었던 그 산이 하나의 언덕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어쩌면 평화롭다고 느꼈던 그 시간도 하나의 산을 넘고 있었던 때였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amazarashi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괭이갈매기가 부둣가에서 울었기 때문이야. 물결에 밀리는 대로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과거도 쪼아 먹고 멀리 날아가거라.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생일날에 살구꽃이 활짝 피었기 때문이야. 그 나뭇잎 사이로 햇빛에 잠이 든다면 벌레의 껍데기나 흙처럼 될 수 있을까.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마음이 텅 비어버렸기 때문이야. 채워지지 않는다며 울고 있는 것은 분명 채워지고 싶다고 바라기 때문이야.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묶어놨던 신발끈이 풀렸기 때문이야. 다시 묶는 건 잘 못하겠어. 사람들과 다시 이어지는 것도 또 그렇지.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소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야. 침대 위에서 엎드려 조아리고 있어. 그 날의 나에게 미안하다며.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차가운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야. 사랑받고 싶다며 내가 울고 있는 건 사람의 온기를 알아버렸기 때문이야.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당신이 아름답게 웃기 때문이야. 오로지 죽을 궁리만 생각하고 마는 것은 분명 산다는 것에 너무 진지한 탓이야.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아직 당신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야. 당신 같은 사람이 태어난 세상을 조금 좋아하게 되었어. 당신 같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에 조금은 기대해볼게.



그러니... 견디는 수 밖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