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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엘PD Sep 23. 2022

'자립심을 기르려면..'

자립심을 기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립이라는 것에 앞서, 자립과 독립에 대해 먼저 알아보려고 한다. 자립과 독립은 엄연히 다른 개념임에도 사람들은 자립과 독립을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것 같다. 부모님과 살다가, 20대가 되어 분리를 하고, 독립을 하는 것과 가정위탁 혹은 시설, 쉼터, 그룹홈 아동들이 퇴소 시기가 되어 시설이나 가정을 떠나는 것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자립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몰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나오면, 처음으로 해결해야 하는 인간의 욕구들, 의, 식, 주. 그러나 이 마저도 하나도 쉽지가 않다. 정보도 없는 경우에는 친구 집에서 지내거나, 노숙 생활을 경험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독립은 내 뒤에 누군가 있다! 부모님이라는 든든한 지지체계가, 언제나 내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은 주는 존재,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은 끝까지 살아간다. 그러나, 자립준비 청년들에게는 그러한 존재들이 없다. 그냥 혼자이거나, 이제는 역 부양의 부담을 져야 하는 일만 남아 있을 뿐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래서 자립심을 기르고 싶어요

 나는 자립을 비 오는 날에 빗대어 설명하고 싶다. 우리는 비가 오면 자연스레 우산을 찾는다. 그리고 우산이라는 도구의 도움을 통해 비를 피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우산이라는 도움에 대해서 "왜! 내가 우산이라는 녀석의 도움을 받았지! 안돼! 혼자 비를 피해야 해!"라고 생각지 않는다. 자립도 마찬가지다. 자립이라는 장대비가 막 쏟아지는 상황에서 "도움"이라는 우산을 쓰는 건 당연한 것이다. 거기서 "나 혼자서 해내겠어!" 하는 마음은 비 오는 날 우산을 쓰지 않는 것과 같다. 당연히 우산 쓰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비를 맞고도 괜찮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필자는 이전에 블라디보스토크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때, 필자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지형에 특성상 비가 갑자기 많이 오거나, 소나기가 쏟아지는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우산을 챙기는 것은 필수인데, 필자와 일행이 비가 쏟아져 카페로 들어가, 마실 것을 주문해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데, 비가 막 쏟아지는 사이, 그 비를 맞고 지나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뛰어가거나 우산을 쓴 건, 거의 여행객인 듯했다. 심지어 양복을 입은 멋진 사람도 비를 한 방울도 피하지 않고, 다 맞으며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들에게 비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닌 듯 보였다.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비를 맞고도 내가 괜찮다면, 비를 맞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아직 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도움이라는 우산 안에서 스스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을 만들어가고, 진짜! 비를 맞아야 할 상황, 더 이상 우산을 씌어줄 존재가 없을 때, 우산을 스스로 펴서 날 보호할 수 있다면, 그것이 자립을 준비하는 자립심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이것을 조금 어려운 말로, 심리적 자립이라고 한다.

자립심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내가 받고 있는 도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돌아보길
출처 : Rast_for_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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