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 하루하루가 감사였다.
긴박한 상황 속이었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1분, 1초가 나의 척추를 갉아먹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나는 오후 늦게 가 돼서야 이상함을 알아챘고, 서울에 있는 'Y'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처음 증상 발병 후 꽤나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렇게 응급실에 실려가는데도, 나는 알지 못했다. 조금 피곤해서 그런 것이니 집에 가라고 할 줄 알았다. 늘 병원에 가면 한참을 기다려야 부르니까, 그럴 줄 알았으나, 의외로 나는 빠르게 이름이 불렸다. 이름이 빨리 불리는 것이 좋은 사인은 아니었다.
이름이 빨리 불리는 것은 그만큼 긴급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시키는 대로 X-Ray와 Brain MRI를 찍었다. 모든 것은 거의 1시간여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는 응급실 담당 선생님이 오셨다.
"다행히 뇌의 문제는 아닌 거 같습니다, 근데, 입원을 해서 척추 MRI를 찍어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럼 입원 말고, 오늘은 집 가고 내일 다시 올게요"
"그렇게 하면, 모든 검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되기 때문에, 차라리 입원을 조금 해서 척추 MRI까지 보고 가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나는 마지못해 "네, 입원할게요"라고 대답했다.
그게 그렇게 긴 입원의 서막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2-3개월의 재활과 앞으로의 치료 방향들을 결정하며 수없이 비참해졌다. "진짜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답이 없는 사람이었구나"를 수없이 되뇌었다. 병실에 앉아, 멘탈을 추스르고 욥기를 묵상하며, 한걸음 한걸음 떼보려 노력한다. 욥기를 볼 때마다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 현장에 있던 굳이 한 명을 살려서 욥에게 슬픈 소식을 전해 알게 하시는지 말이다.
모든 것을 다 잃어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욥의 고백이 내 삶에도 있기를 바래본다. 어떻게 저 상황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었을까? 그 질문의 답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아 보려고 한다. 백번 쓰러져도 백번 일으키신 그분의 신실하심을 따라가며 말이다. 지치고 쓰러지는 것, 늘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마음이 쓰러졌지만, 지금은 몸이라는 보이는 부분이 쓰러졌을 뿐, 다시 세워나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