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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두운 세상인데(8)

꿈이 있는가,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꿈은 있는가?"


이제는 이런 질문을 어린아이들에게 조차

차마 던지지 못한다.


가끔 나에게도 이렇게 질문하는 이들이 있다.

"별 일 없으시죠?"

니는 숨도 쉬지않고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밤하늘이 공해로 가득해서

별볼이 없게된 지 꽤 오래되었지"


그렇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돛배엔

계수나무 한마리 토끼 한마리.."

밤하늘에 둥글게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서

이 노래를 읖조렸을 때에는

너도나도 꿈이야기로 밤 새는줄도 몰랐었는데.


이젠 그런 낭만 조차 사치가  되어버렸으니.


이미 오래전 이야기이다

그래 40년도 더 되었지.

대학 도서관 자리를 잡는다는 일은

밤하늘에 별을 따는 것만큼

쉽지않은 일이었다.


꼭두새벽 5시 30분즘  집을 나서서

차디찬 새벽공기 가르며

새벽일을 다녀오시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스멀스멀 졸고있는 버스에 올라타서

학교로 향한다.

도서관 문이 열리자마자

날다람쥐처럼 뛰어서 창문가에 있는

자리에 가방을 올려놓고

깊게 한숨을 쉰다

"오늘 해야할 일은 다했다."

도서관 자판기에 백원짜리 동전을 넣자마자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믹스커피(mixed  coffee)가 종이컵에 담겨

조그마한 출구로 얼굴을 빠끔히 내민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간

아침해가 붉은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TOEFL,  TOEIC 을

가방에서 꺼내서 물끄러미 응시한다.

벌써 1년반째 이 책과 씨름하고 있지만

진도는  나아가지 않고

늘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럴려고 새벽잠까지 설치면서

이 전쟁을 치루고 있는가


이미 전공공부는 수업시간에

학점을 따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에 머물고

취업시험(就業試驗)을 위해

매일 반복되는 페이지에 나는 매달려있다.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생이 그렇다.

"네 꿈이 뭐니?"라는 질문보다

"네 진로(進路) 어떻게 되니?"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만

이 질문에 아무런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물끄러미 담배연기만 응시하고 있는

나는 취업준비하는 대학교4학년.


이미 군대도 다녀왔지만

입대전에 사귀었던 여친(女親)은

이미 졸업하고 취업하여

내곁을 떠난 지 오래.


돌싱아닌 싱글이 되고

다시  커플이  되기에는

직장문제가 가로막고 있는 현실.


아마 그다음에는

주택마련, 교통수단,  자녀양육 등

또다른 문제가 산적하리라는

기대아닌 부담이 가득할 것이 뻔해보여서

앞날이 어질어질하네.


2024년

대학도서관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대학생의 모습

과연 40년전의 대학생의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오히려

연애도

취업도  망설이고 있는 모습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 같아서


게다가

고령화 저출산 등으로 인해

끝이 보이지 않는 부담 마저

이들의 몫이 되어버렸지만

나이든 세대는 이조차 관심도 없이

자신의 노후복지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이렇게 어두워가는데

거짓 정치인들은

여전히 거짓 희망놀음만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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